현대차·기아 ‘시총 100조’…자동차株 더 달린다

by원다연 기자
2024.04.30 05:10:00

저PBR 수혜에 오른 자동차주
1분기 실적으로 ‘피크아웃 우려’ 해소
계절적 성수기·환율효과, 2분기 실적 기대
“최상위 수익성·주주환원 기대, 투자매력↑”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를 타고 올 들어 상승세를 달려온 자동차주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간 자동차주 랠리에 제동을 걸어온 피크아웃(정점을 찍은 뒤 하락) 우려를 잠재울 1분기 실적을 선보이며 오는 2일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 바람을 타고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사진=연합뉴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80%, 0.08% 상승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두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달 18일 이후 다시 100조원대로 올라섰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각각 23.6%, 18.3%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 꾸준히 ‘피크아웃’ 우려를 나타냈지만, 외국인이 두 기업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실행 이후 추가 상승하리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매수세가 집중하면서다.

실제로 외국인은 올 들어 국내 증시 전체 종목 가운데 현대차를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규모만 2조9312억원에 이른다.

피크아웃 우려를 딛고 역대급 실적을 더하며 자동차주의 상승세에는 더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기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의 걱정을 털어냈다. 기아의 1분기 매출은 26조2129억원, 영업이익은 3조42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1%를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대,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는 판매량이 감소하기는 했으나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가 등으로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1분기 영업이익은 3조5574억원으로 6개 분기 연속 3조원 이상의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매출은 역대 최대 수준인 40조6585억원을 나타냈다.

증권가는 당분간 자동차주의 추세적 상승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강달러가 지속하는 등 대외 여건이 불안정하지만 대표적인 수출주인 자동차주에 강달러는 오히려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기업 밸류업이 본격화하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호실적을 보일 때마다 ‘호실적의 요인은 일시적이며 생산 정상화와 인센티브 상승 국면에서 호실적을 지속할 수 없다’는 우려가 계속 주가 상승을 제한해 왔다”며 “그러나 1분기 계절적 비수기에도 현대차는 감익 폭이 제한됐고, 기아는 증익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에 환율 효과까지 반영된다는 점도 실적에 대한 기대를 더하는 요인으로 손꼽고 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익에 대한 기대는 2분기까지 이어지며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와 맞물릴 전망”이라며 “특히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최상위 수익성에 안착 후 개선 흐름으로 자동차 업종의 투자 매력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