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쏠림 후엔 외국인 순매수 업종 주목…반도체·車"
by이은정 기자
2023.07.31 07:34:52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2차전지주 쏠림 이후 외국인은 2차전지 소재주 매도를 확대하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 업종을 사들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정 업종의 쏠림이 완화됐을 때 외국인 순매수 업종이 강세를 보여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는 의견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1일 “2차전지로의 쏠림 현상으로 인한 후폭풍을 거치기는 했지만, 조선과 기계 등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또 다른 업종에 기회가 되고 있다”며 “기존 주도주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에 새로운 주도주 군이 가세하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2차전지 쏠림 이후 반도체, 자동차, 기계, IT가전, 상사자본재, 조선, 미디어·교육, 보험, 증권 업종을 매수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철강, 화학, 화장품·의류, 은행, 에너지, 소매(유통) 등 2차전지 소재주와 중국·내수 소비주를 매도했다.
이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로 쏠림현상이 완화되면서 3월, 4월 외국인이 순매수한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며 “특히, 5월에는 코스피를 4조원 이상 대량 순매수하며 수급 주도권을 다시 되찾으면서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 한 달 동안 코스피 1조7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4조5000억원 이상의 매도가 2차전지 소재주에 집중됐다. 철강(3조8000억원), 화학(4400억원), 기계(3890억원) 업종에 외국인 대규모 매도가 출회됐다.
이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주와 나머지 업종·종목 간의 엇갈린 등락, 외국인과 개인 간의 수급공방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된 기존 주도주, 반도체, 자동차, 조선 업종과 최근 순매수 전환한 소프트웨어, 운송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급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초 40% 중반대에서 65.4%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던 개인 코스피 거래 비중이 4월 중순을 기점으로 하락 반전했고, 외국인 거래비중은 21%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이번에도 개인 거래비중은 66.1%에서 하락반전했고, 외국인 거래비중은 21%에 반등했다.
외국인 거래비중은 5월 들어 빠르게 개선됐고, 5월 한달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을 4조2800억원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당시 외국인 순매수 전환, 매수규모 확대의 트리거는 환율이었다.
이 연구원은 “한국 펀더멘털 동력 외에 중국에서 변화가 시작됐다”며 “중국 경기부양 기대가 강해지면서 일방적인 약세를 보였던 위안화가 달러대비 보합권으로 전환되었다. 이에 원화는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며 외국인 순매수 강화로 이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