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23.07.18 06:00:00
황망한 호우 피해, 황당한 공무원 대처
재난 피해자 또 멍들게 하는 대처 문제
주가조작·코인사기도 반복된 피해 계속
책임 회피, 논의 뒷전에 투자자 피눈물
투자자와 적극 소통해 선제적 방벽 필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A 병원에 없나요. 그러면 지금 시신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폭우 피해를 수습 중인 한 공무원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 호우로 기자의 소중한 지인도 목숨을 잃었다. 장례식장을 찾기 위해 유가족에게 연락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 A 병원에 연락했다. 공무원들은 이분이 담당자라며 전화를 계속 넘겨주더니 최종에는 “시신을 찾았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어떻게 시신이 행방불명 될 수 있단 말인가’, ‘병원에 일일이 연락해서 확인해봐야 하나’고 되물었다. ‘시신을 여러 병원에 뺑뺑이 도는 건가’, ‘어렵게 찾은 시신을 어떻게 이렇게 모실 수 있나’, ‘유가족들이 어떻게 장례를 치를 수 있나’고 따졌다. 전화를 넘겨넘겨 받은 공무원은 “A 병원으로 갔다는 말만 들었다”며 “거기 없으면 모른다”는 말을 반복했다.
‘시신 행방불명’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차에 전화가 왔다. 모공무원이라고 소개한 간부는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기자가 찾고 있는 지인은 조금 전에 A 병원으로 이송돼 안치됐다고 말했다. A 병원에서도 맞다고 재확인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묻자, 이 간부는 명단을 헷갈렸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바쁜 일이 있다며 전화를 끊었다. 황망한 비보에 황당한 해명까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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