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건강한 피부]만성 두드러기, 얼마나 오래 치료해야 하나요?

by이순용 기자
2023.01.29 09:53:31

6주 이상 소실되지 않고 두드러기 발생이 반복되면 만성두드러기에 해당

[김수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인구 5명 중 1명은 두드러기를 일생에 한번 경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매년 200만명 이상이 두드러기로 진료를 받는다. 두드러기의 특징적 증상은 피부가 부풀어오르는 “팽진”이며, 가려움증 또는 통증을 동반하고, 대부분 수시간 후에 소실된다. 50% 에서는 두드러기만 발생하며, 나머지 50% 에서는 입술이나 눈꺼풀이 붓거나 후두부종으로 인한 호흡곤란 등을 동반한 혈관부종이 두드러기와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드러기는 지속기간에 따라 급성 또는 만성으로 나누는데, 치료에도 불구하고6주 이상 두드러기가 지속될 경우 만성두드러기로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유발요인 유

김수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무에 따라 자발성 또는 유발성 두드러기(물리적 두드러기)로 나뉜다. 만성 유발성 두드러기에는 추위, 찬바람에 노출 시 팽진이 발생하는 한랭 두드러기나 햇빛 알레르기, 체온이 올라갈 때 구진성 팽진으로 발생하는 콜린성 두드러기, 피부를 긁었을 때 긁은 자리를 따라 부풀어 오르는 피부묘기증이 있다.

급성 두드러기는 음식, 바이러스 감염, 약물 등에 의해 생기다 원인이 소실되면 자연히 호전되는 반면 만성 두드러기는 검사에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원인을 찾지 못하는 만성 두드러기를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라고 분류한다. 만성 두드러기의 80-90%는 원인을 찾기 어렵다.

만성두드러기는 유전되거나 전염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수년간 증상이 지속되어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두드러기의 유병기간은 일반적으로 1-5년이다. 외국의 보고에 따르면 만성두드러기의 50% 는 6개월 내 좋아지고, 3년 지속되는 경우가 20%, 5년 지속되는 경우가 20% 로5년이내 좋아지는 경우가 90% 이다. 우리나라 연구에 따르면 50% 정도는 6개월-1년 이내 호전되며, 만성두드러기의 평균 유병기간은 3.76년으로 나타났다.

만성두드러기의 유병률은0.5 ~5%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20 ~40 대에 흔하다.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갑상선 질환을 동반 위험이 일반인의 2배이며,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들은 오랜 유병 기간 동안 팽진으로 인한 가려움증뿐 만 아니라, 수면장애, 증상 재발 우려로 인한 불안과 우울감이 일반인보다 2배 높게 나타났으며10명 중 6명은 질병으로 인해 결석 및 결근을 경험했다. 진료실에서는 두드러기 다이어리라고 해서 가려움증 정도를 0-3, 팽진의 개수를 0-3점으로 두드러기 활동점수를 매일 기록하여1주간 총점을 매겨 두드러기의 활동점수 (UAS, URTICARIA ACTIVITY SCORE)를 측정하기도 한다.



만성두드러기의 치료는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이드라인에 따른다. 만성두드러기 환자가 내원했을 경우 1단계 치료법으로 졸림 부작용이 적은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한다. 약은 증상이 있을 때마다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오히려 전체 치료기간을 줄일 수 있다. 2주 정도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시 경구 항히스타민제 용량을 4배까지 증량한다. 그럼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오말리주맙(omalizumab)(졸레어)이 권고된다.

졸레어는 만성두드러기 허가된 유일한 생물학적제제로써, 알레르기 반응을 매개하는 IgE 를 중화시키는 단클론 항체이다. 오말리주맙은4주 마다 주사하고, 만성 두드러기가 완전히 소실될 때까지 맞게 된다. 치료 반응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더라도 6개월까지는 투약이 권고된다. 증상이 없어지면 주사 간격을 연장하여 8주까지 증상 없는 상태가 유지되면 약을 중단해볼 수 있다. 반응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는 주사 용량을 높이거나 더 짧은 투여간격으로 투여하거나, 항히스타민제 또는 사이클로스포린과 병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오말리주맙은 장기간 치료에 적합하고, 중단 후 재발 시에도 효과적으로 작용 하며, 매우 안전한 약이지만, 비급여 약제로써 높은 약가가 단점이다. 오말리주맙에도 듣지 않는 만성두드러기에는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장기간 복용해도 크게 부작용이 없고 내성이 생기는 약이 아니며 간기능이나 신기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아서 오래 복용해도 안전한 약이다. 다만 졸림, 피곤함, 입마름 등의 부작용이 있고, 1세대 보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에서 이러한 부작용이 덜하지만, 환자에 따라 민감하게 이러한 부작용을 느끼기도 한다.

두드러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인 한랭 등의 물리적 자극, 음주, 스트레스는 피해야 한다. 또한, 가성알레르겐으로써 모르핀, 코데인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 CT촬영시 투여하는 방사선 조영제, 딸기 등이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아스피린, 진통소염제 (NSAID), 방부제, 인공색소 등도 두드러기를 악화 시킬 수 있다. 혈압약 중에 ACE 억제제 (-프릴)도 두드러기를 유발할 수 있다. 만성두드러기는 급성 두드러기와 달리 식품과는 크게 연관이 없어 환자 스스로 판단 하에 식이 조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성 두드러기는 1-5년까지 장기간 증상이 지속될 수 있어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다행인 것은 치료약들이 대부분 장기간 사용에도 안전하며, 최근 오말리주맙과 같은 면역 항체는 높은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며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높였다. 만성 두드러기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추천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