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심심한 사과? 무엇이든 물어봐요[반갑다 우리말]⑧

by김미경 기자
2022.08.23 06:30:00

표준국어대사전·우리말샘·우리말365 등
알아두면 도움되는 국어사전 서비스
외래어 혼동 땐 쉬운 우리말 쓰기 참고

한류 열풍이 ‘한글’로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한국 가요(K팝)를 듣는 것을 넘어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고무적인 현실에도 외국어 홍수와 온갖 줄임말, 혐오 표현으로 우리 국어 환경은 몹시 어지럽다. 무슨 뜻인지 모를 외국어의 범람은 세대 갈등을 부추기고 알 권리를 막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말을 얼마나 알고, 잘 쓰고 있을까. 이데일리의 연재 기획 ‘반갑다 우리말’은 이런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국어문화원연합회·세종국어문화원과 함께 외국어 남용 실태를 짚고, 이를 쉬운 우리말로 개선하기 위한 기획 기사를 총 1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고 심심한 사과?”

지난 20일 한 업체가 온라인상에 올린 사과문에서 사용한 ‘심심하다’라는 표현에 대해 일부 누리꾼이 뜻을 잘못 이해하면서 문해력 저하 논란이 불거졌다.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절절하다’라는 뜻의 ‘심심’(甚深)이라는 한자어를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의 ‘심심’으로 오독한 것이다.

이날 관련 논란이 퍼지자 누리꾼들은 “실질 문맹률이 높다는 걸 또 한번 체감한다”는 반응을 내놓는가 하면 “‘대단히 죄송하다’면 될 것을 굳이 한자 표현을 쓰느냐”는 지적도 했다.

문해력 논란이 불거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20년 8월에도 ‘사흘’이란 명사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8월 1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사흘간(토~월)의 연휴가 생겼는데, 이를 두고 “3일인데 왜 4흘이라고 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21세기 신문맹’이란 비난을 내놨다.

우리말에 관한 간단한 질문에 답변하는 카카오톡 ‘우리말365’ 채널 이미지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국립국어원 등 우리 정부는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과 편리한 언어생활을 위해 다양한 국어 관련 사업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낯선 어휘를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노출과 빈번한 사용인 만큼 우리말 사용 확산 방법을 모색하고, 환경 조성 및 언어 개선에 힘쓰고 있다. 빈번한 외래어 사용이나 어려운 전문용어로 인한 정보 격차는 곧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학력이나 연령, 외국어 능력에 상관없이 국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쉬운 우리말 사전’ 서비스는 난해한 외래어를 접했을 때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공공언어에서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이 많아 국민의 알 권리를 저해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한글문화연대 조사에 따르면 2021년 1~9월 중앙정부 47개 부처에서 낸 보도자료 1만4956건 가운데 어려운 외국어 표기가 들어간 것은 전체의 51.2%(7662건)에 달했다. 문체부와 한국문화연대는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을 운영해 자주 쓰는 외국어 3623개에 대한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한다. 검색창에 외래어를 넣으면 우리말로 안내한다. 해당 단어의 다양한 용례는 물론, 용어에 대한 국민 인식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표준국어대사전’ 누리집에서는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등 현행 어문규정의 원칙을 철저하게 반영해 안내한다.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한 대한민국 표준어가 등재된 국어사전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서비스가 제공돼 간편하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국어생활종합상담실’ 우리말365도 운영 중이다. 우리말에 관한 간단한 질문에 답변하는 카카오톡 채널이다. 카카오톡 검색창에서 ‘우리말365’를 검색한 후 홈에 나오면 친구 추가를 하면 된다. 상담시간은 오전 9~11시, 오후 1~5시까지다. 상담기회를 고루 제공하기 위해 상담건수는 1인 1일 5회로 제한하고 있다. 헷갈리는 발음이라든지 ‘로서/로써’, ‘에요/예요’ 등 조사나 동사의 정확한 표기법과 쓰임새 등 궁금한 점이 있으면 가능한 상담시간에 질문하면 된다.

참여형 사전 ‘우리말샘’은 발달된 정보통신 기술과 환경에 따라 대중과 함께 언어현상을 기록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국립국어원에서 출범시킨 누리집 서비스다. 국민이 새 어휘를 직접 등록하거나 사전 뜻풀이를 수정할 수 있는 참여형 사전으로 전문가가 사전 내용을 다듬어 제공한다.

누리집 ‘한국어기초사전’은 한국어 학습에 기본이 되는 5만 어휘를 수록한 웹사전이다. 단어를 검색창에 넣으면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게 뜻풀이를 쉽게 하고 구와 문장, 대화 등 일상생활에 자주 쓰이는 실용적인 예문을 다양하게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