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메이, EU융커 만났지만 '재협상' 퇴짜…'노딜' 차단 논의는 지속
by이준기 기자
2019.02.08 05:47:06
양측 "이달 말 전에 다시 만나자" 합의
융커, 英강경파 맹비난..강경파 ''반발''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테리사 메이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문과 관련, 최대 쟁점인 이른바 ‘안전장치(백스톱)’ 조항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했으나 예상대로 퇴짜를 맞았다. 다만, 양측은 브렉시트 시한인 오는 3월29일까지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소위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논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동에서 메이 총리는 백스톱을 다른 협정으로 대체하자고 했지만, 그러나 융커 의장은 ‘재협상은 없다’며 단호히 뿌리쳤다. 앞서 양측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을 피하고자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백스톱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백스톱이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잔류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29일 영국 하원에서 이뤄진 ‘브렉시트 플랜B’ 투표에서 의원들은 ‘백스톱’ 규정에 대한 재협상을 결정했다.
결국, 두 사람은 이날 회담 후 공동발표문을 통해 “영국의 탈퇴 협정은 신중하게 균형 잡힌 타협안으로, EU 27개국은 이에 대해 재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달 내로 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재협상은 피하되, 백스톱 문제는 해결하기 위한 최종 타협안을 도출하고자 더 머리를 맞대기로 한 셈이다.
앞서 투스크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와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를 무사히 완수할 계획의 밑그림조차 없이 브렉시트를 독려한 이들을 위한 지옥의 특별한 장소가 있을 것”이라며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고 영국 내 강경론자들을 맹비난했다. 이에 영국 정치권은 크게 반발했다. 2016년 국민투표 당시 브렉시트를 강력 지지했던 전 영국 독립당(UKIP) 당수 나이젤 패러지는 “브렉시트 이후 우리는 당신(투스크)같은 (EU의) 오만한 불량배들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나에겐 천국이라는 말로 들린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