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열차소음 탓 가축 유산 농장주 배상확정
by전재욱 기자
2017.03.05 09: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열차 운행 소음 탓에 키우던 소가 유산하는 등 피해를 본 농가에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이 배상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한우 농장을 운영하는 정모(72)씨가 두 기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8678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업장 등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사업자나 원인자가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남 김해시에서 한우 농장을 운영하던 정씨는 2010년 11월부터 인근에서 열차 운행이 시작하면서 피해를 봤다. 열차 소음으로 정씨네 한우는 유·사산, 성장지연, 수태율 저하 등의 증상을 겪었다.
정씨는 결국 농장을 휴업하고서 공사와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농장에서 62m 거리에 철도를 지으면서 소음과 진동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농장에서 측정한 최대 소음도는 78DB(A)였다. 가축피해 인정기준 60DB(A)를 넘는 수치다. 이 정도 소음을 내는 열차가 하루에 평균 24회 지나갔다.
재판에서 공사와 공단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1심은 두 기관의 책임을 인정하고 정씨에게 1억2881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손해를 조금 덜 인정하고서 배상액을 8678만원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