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골프장 개별소비세 없앨 때 됐다

by논설 위원
2016.09.09 06:00:00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골프장 개별소비세 폐지 법안은 최근 전 국민의 관심을 끈 두 가지 사안과 맞닿아 있다. 하나는 지난달에 열린 리우올림픽이고, 다른 하나는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다. 여자 골프가 116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 올림픽에서 박인비가 우승했다. 국민은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컵을 거머쥐었을 때처럼 환호했다.

그러나 골프장들은 김영란법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말에는 1인당 20만원을 훌쩍 웃도는 회원제는 말할 것도 없고 10만원 안팎인 퍼블릭 골프장도 영락없이 김영란법에 걸리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돈 내고 치면 상관없지만 웬만한 월급쟁이나 자영업자는 감당하기 어려워 접대 골프가 폭넓게 이뤄지는 현실에서 김영란법은 그야말로 핵폭탄이나 다름없다.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과 프로골퍼 박세리 등 골프 관계자들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골프장 입장에 붙는 개별소비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이석무 기자
미국, 일본 등에서는 학생들이 체육활동의 일환으로 배우고 택시기사도 취미로 즐길 만큼 대중적인 골프가 세계 최고의 골프강국 한국에선 ‘귀족 스포츠’로 치부되는 현실은 역설적이다. 그 주범의 하나가 개별소비세다. 경마장이나 카지노 등과 달리 사행성과 관련없는 골프장에 개별소비세를 물리는 것은 맞지 않다. 현행 세법이 제정된 1967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경제 규모와 생활수준을 고려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처사일 뿐이다.



골프의 경제적 측면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골프장을 찾은 인원은 모두 3300만명을 웃돌았고, 골프산업은 25조원 규모로 전체 스포츠산업의 절반을 차지한다. 장기 불황으로 허덕이면서 뚜렷한 근거도 없이 골프를 규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해마다 100여만 명이 골프를 치러 외국으로 나가 2조원 넘게 지출하는 주원인이 비싼 요금 때문이라면 국내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다만 개별소비세 폐지로 줄어드는 2만4000원 정도로는 ‘귀족 스포츠’의 탈을 벗기 어렵다. 2000년부터 개별소비세가 폐지된 퍼블릭 골프장의 비용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골프가 진정 대중 스포츠로 거듭나려면 식사비와 캐대비, 카트비 등의 부대비용도 지금보다 낮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