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중소형 평면 혁신…광폭 거실에 DIY 평면까지

by양희동 기자
2016.07.18 06:10:00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 4차'' 서비스 공간 넓히면 광폭 거실 생겨
201.71대 1 청약 경쟁률로 완판
''고양 향동 호반베르디움'' 가변형 벽체 적용해 거실 확장
1만2049명 몰려…16대 1의 경쟁률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 4차’아파트 전용 84㎡D형 유니트. 왼쪽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인 알파룸을 확장하면 대형 아파트 못지 않은 광폭 거실을 만들 수 있다. [사진=신동아건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신동아건설이 이달 초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3-2생활권 M1블록에 분양한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 4차’ 아파트(전용면적 59·84㎡ 713가구)는 지난 8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01.71대 1’로 세종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가구 마감됐다. 특히 전용 84㎡D형은 7가구 모집에 6296명이 몰려 899.43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인기의 원동력은 중소형(전용 85㎡ 이하)이지만 알파룸(서비스 공간) 선택 여부에 따라 탁 트인 개방감을 주는 광폭 거실을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안방을 제외한 나머지 방 2개는 가족 수에 따라 가변형 벽체를 터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수요자를 잡기 위한 건설사들의 평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좁은 공간을 더 넓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중소형 아파트에 청약이 몰리면서 업체들이 설계에 더욱 공을 쏟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수도권에서 분양한 전용 60㎡미만 소형 아파트의 경우 그동안 중대형에서나 볼 수 있던 ‘DIY’(직접 제작) 방식의 평면들이 속속 선보여 ‘완판’(완전 판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건설이 지난달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A-80블록에 공급한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0’아파트(1241가구)는 수도권 고속철도가 지나는 SRT 동탄역과 다소 거리가 먼 남동탄에 있어 입지 조건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계약 시작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전체 물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전용 59㎡형의 독특한 평면 설계였다. 전용 59㎡B형의 경우 안방과 맞붙은 알파룸을 서재는 물론 드레스룸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소형 평형에서 방이 4개인 구조를 만들어냈고 평균 5.5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100% 계약을 마쳤다. 또 같은 달 GS건설(006360)이 서울 은평구 응암3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백련산 파크자이’아파트(678가구)도 전용 59㎡B형의 작은방 하나를 팬트리(식료품 보관 공간)와 드레스룸으로 나눠 쓸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분양시장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2베이(거실과 방 1개 전면 배치) 구조인데도 단기간에 완판됐다.



△작은방 2개 중 하나를 팬트리와 드레스룸으로 변형시킬수 있는 평면을 선보인 ‘백련산파크자이’아파트 전용 59㎡B타입. [자료=GS건설]
중소형 틈새 면적 아파트에서는 평면의 경계 파괴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방을 줄여 거실을 확장하고 작은방 2개를 터서 더 큰 공간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B-2·3·4블록에 선보인 ‘고양 향동 호반베르디움’ 전용 70㎡A형은 중소형인데도 방이 4개가 나오는 4베이 구조로 설계했다. 방과 거실 사이에는 가변형 벽체를 적용해 방을 1~2개 줄여 거실을 넓힐 수 있는 확장형 구조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거실이 좁은 중소형의 단점을 특화 설계로 보완한 것이다. 얼마 전 1순위 청약에서도 무려 1만 2049명이 해당 주택형을 신청해 평균 16.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SK건설이 같은 날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모델하우스를 연 ‘송도 SK VIEW’ 아파트 전용 75㎡형도 입주민 취향에 따라 침실 2개를 터 방을 더 넓게 쓰는 ‘침실 통합형’을 선택할 수 있게 해 관심을 끌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중소형 아파트는 좁은 면적 탓에 구조적으로 큰 변화를 줄 수 없는 한계가 있어, 특화설계 도입을 통한 건설사들의 극복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선 평면의 다양화가 긍정적이지만 방의 개수 변화 등은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선택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