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전망]①상장사 10곳중 7곳 이익증가…내수株 `선전`

by이재호 기자
2016.06.27 06:50:00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2분기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10곳 중 7곳이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소비재와 식료품 등 내수주와 건설 등 경기민감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자와 반도체 업종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했고 증권과 보험 등도 저금리 기조에 증시 불안까지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6일 이데일리가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와 코스피 상장사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곳은 71.5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은 증권사 3곳 이상으로부터 실적 전망치를 받은 기업 165개사였다. 총 매출액은 405조72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 늘고 총 영업이익은 33조7394억원으로 23.3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 당기순이익도 28.98% 늘어난 25조6478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업종별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내수주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에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까지 호재로 작용하며 실적이 큰 폭으로 늘었다. 교육과 내구소비재의 영업이익이 각각 89.67%와 86.03% 급증했고 가정생활용품(23.91%)과 도소매(20.62%), 제약(20.39%)은 20% 이상 늘었다. 백화점(15.68%)과 온라인쇼핑(9.94%), 식료품(13.80%) 등도 선전했다. 경기민감주인 건설은 국내 부동산 경기 회복에 해외 수주 호조까지 더해져 16.50% 증가했고 자동차(2.57%)의 경우 중국 등 해외시장 부진에도 국내 수요가 늘면서 흑자를 유지했다.

반면 전자와 반도체 등은 쓴맛을 봤다. 수출 부진이 지속된 여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달 수출액은 397억78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0% 감소했다. 17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에 따라 전자장비 및 기기 업종의 영업이익은 60.06% 감소했다. 전방산업 업황 악화로 반도체(-66.73%)와 디스플레이(-89.16%) 실적도 추락했다. 수출주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 반등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 금융주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보험은 저금리 장기화로 영업이익이 59.77% 감소했고 증권(-42.53%)도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그나마 은행은 영업이익을 7.35% 끌어올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0조8491억원과 7조15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76%와 3.7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반도체 수요도 줄어든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006400)는 237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삼성SDS(018260)(-3.57%)와 삼성전기(009150)(-23.93%)는 이익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016360)(-57.49%)과 삼성생명(032830)(59.77%) 등 금융 계열사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급증한 곳은 SK(034730)(1517.46%)와 한미약품(128940)(554.20%), OCI(010060)(423.34%), 웅진씽크빅(095720)(388.75%), 한솔테크닉스(004710)(244.53%) 등이다. LG전자(066570)(139.53%)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 이에 반해 LG이노텍(011070)(96.42%), SK하이닉스(000660)(-67.30%), GS(078930)(-36.58%), 세아베스틸(001430)(-32.18%), S-OIL(010950)(-25.08%) 등은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어닝 시즌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현주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2분기에 국내 기업들의 이익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안도랠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매크로팀장은 “2분기 실적이 좋아보이는 것은 기저효과 때문이며 여전히 힘든 국면인 게 사실”이라며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증기 반등의 모멘텀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