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한파 VS 교통호재' 설날 부동산 시장 '작전타임'
by김성훈 기자
2016.02.08 06:30:00
| △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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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가족과 친지가 모여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는 설날입니다.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부동산 이야기인데요. 올 설 연휴를 앞둔 부동산 시장은 이야깃거리가 다양해 이런저런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들어 한파가 주춤해졌지만, 주택시장의 냉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이 6주 연속 제자리에 머물렀습니다. 한국감정원이 2013년 1월부터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발표한 이래 최장기간 보합입니다. 전세난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도 집값이 6주 동안 제자리를 지킨다는 점은 확실히 집 매매를 하는 수요가 이전 같지 않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전국 민간 아파트의 평균 초기 계약률(분양개시일로부터 3~6개월)은 87.1%로 전분기(87.7%)대비 0.6%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2분기 92.2%를 기록한 이후 계속된 내림세인데요.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집사기를 망설이는 움직임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지난해 아파트 인허가와 분양 실적을 놓고 공급과잉이다는 의견과 아니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수요자들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관심은 설 연휴 이후로 모아집니다. 통상 설날을 기점으로 새 학기와 이사철이 겹치며 주택시장이 오름세로 접어든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현재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회복세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요소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게 교통 호재일 것입니다. 내가 사는 지역이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국으로 이동하기 쉽다는 점은 집값에 큰 영향을 차지하기 때문이죠.
지난 4일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10년간 철도망 구축의 기본 방향 등을 담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6~2025)’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2025년에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출퇴근을 가능하게 하고 대한민국 전 지역을 2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게 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10년 후면 ‘전국 단일 생활권 시대’가 열리는 것인데요.
수도권은 3개의 광역급행철도(GTX)를 포함해 모든 지역을 광역철도로 연결합니다. GTX는 A(고양 일산∼서울 삼성역)·B(인천 송도∼서울 청량리역)·C노선(의정부∼산본 금정역) 등 3개 노선으로 나눠 올해부터 본격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GTX 노선이 개통하면 서울역에서 일산신도시까지는 13분, 화성 동탄신도시 23분, 송도 23분, 의정부는 8.4분대에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아울러 서울 수색역~서울역~금천구청역 구간(30㎞)과 평택~오송 구간(47.5㎞)은 고속철도로 연결하고, 부천 원종~서울 홍대입구역(16.3㎞)을 광역철도로 연결하는 방안도 확정됐습니다. △신분당선 연장(호매실~봉담, 동빙고~삼송) △7호선 연장(도봉산~포천) △9호선 연장(강일~하남미사) △위례과천선(복정~경마공원) 연장 사업도 본격화됩니다.
지방도 예외가 아닌데요.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목포) 사업에 이어 춘천~속초선(94㎞), 원주~강릉 고속화전철사업((120㎞) 등도 추진된다. 이 사업이 끝나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2시간대 주파가 가능해집니다.
주목할 점은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이러한 대책을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여야 할 것 없이 서민 경제와 지역 발전을 이루겠다며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관련 공약을 쏟아낼 것입니다. 오는 5월께 최종 확정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결국 총선용 땔감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기대와 우려가 겹쳐 보입니다. 이 상황에서 가계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시각은 냉정해야 합니다. 예년보다 길어진 설 연휴 기간에 가족끼리 나눌 부동산 시장 ‘작전타임’은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자신이 속한 지역을 꼼꼼히 되짚어 보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연휴가 돼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