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노동당, 은행·호화부동산에 11조원 세금폭탄 추진

by이정훈 기자
2014.03.11 07:30:38

`2인자` 볼스 발표..최고세율 50% 환원도 재확인
부유층 반발 거셀듯..보수당은 지출감축 맞대응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영국 노동당이 일자리 창출 등 공약 이행을 위해 은행권 임직원에 대한 보너스와 호화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60억파운드(약 10조6800억원)에 이르는 세금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에드 볼스 영국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노동당 2인자인 에드 볼스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실업률을 낮추고 내년 선거 무렵에 800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이처럼 특정계층에 세금을 더 물리는 것은 공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볼스 의원은 “은행권이 무분별한 돈잔치를 스스로 절제하지 않는다면 집권 두번째 해에 은행권 보너스에 대해 이같은 초과 이득세(windfall tax)를 물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 노동당은 집권 첫 해에 은행권 보너스에 15억~20억파운드 규모의 세금을 부과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은행권 재무제표에 붙는 연간 25억파운드 규모의 부담금도 8억파운드 더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된 세수는 청년 실업자들을 위한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 재원으로 활용된다. 더불어 연소득 15만파운드 이상 최고 소득층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던 세금 감면을 폐지함으로써 추가로 확보하는 9억파운드도 이 재원에 추가된다.

아울러 노동당은 집값이 200만파운드(약 35억6000만원) 이상되는 호화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에게도 한 해 20억파운드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케할 방침이다.



이같은 노동당의 세금 인상 방침은 고소득자들을 중심으로 큰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볼스 의원은 앞서도 지난해 보수당 연립정부가 45%로 내린 최고 소득세율을 종전 수준인 50%로 환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도 볼스 의원은 15만파운드 이상 소득자에 대한 최고세율을 되돌리겠다고 재차 확인했다.

집권 보수당은 이에 대해 즉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보수당측은 “부유층은 이미 이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수 확충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노동당측은 “은행권 보너스에 대한 과세는 이미 지난 2009년에 알리스테어 달링 노동당 재무장관이 추진했던 부담금과 같은 명목”이라며 “특히 이는 일회성으로 붙는 세금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보수당 정부는 오는 2015년 선거에서 승리한 뒤 세수 확충보다는 250억파운드(약 44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재정지출 감축조치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이중 절반 가까이를 복지지출 삭감으로 충당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