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열풍에 맥 못 추는 쏘울..경차의 반란
by정병준 기자
2012.03.03 10:00:00
레이 지난달 5639대 판매..전월 대비 1143대 증가
쏘울, 레이 출시 이후 月 1400대에서 700대까지 하락
[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 박스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자동차(000270) 레이가 출시된 이후 쏘울이 맥을 못 추고 있다.
기아차의 2월 판매실적을 보면 레이는 지난달 총 5639대가 판매되며 전달(4496대)에 비해 1143대(2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쏘울은 같은 기간 707대가 팔리며 전달(831대)보다 14.9%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월 평균 1400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렸던 쏘울은 지난해 12월 레이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월 100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차의 내수 판매 1위 모델이던 모닝도 레이 출시 이후 판매가 줄었다. 지난달 모닝의 국내 판매 실적은 7549대로 전월(5815대)대비 29.8%가 증가했으나, 월 평균 판매에서는 지난해 9200대에서 올 들어 66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닝의 판매하락은 레이 출시에 따른 간섭효과라고 단정 짓긴 어렵다. 모닝과 레이는 기아차 협력업체인 `동희오토`에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돼 한 달에 생산할 수 있는 경차의 규모가 1만3000대 수준에 불과하다. 레이 생산을 늘리면 모닝 생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하지만 쏘울은 입장이 다른 상황이다. 출시된 지 2년 6개월이 지나 신차효과 감소의 영향으로 볼 수 있지만 레이 출시 이후 판매가 급격히 줄었다는 점에서 레이의 간섭효과도 적지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타사 경쟁차종인 쉐보레 스파크의 지난달 판매가 4305대로 전달(3588대)보다 24.1%나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국내 경차 수요가 레이로 몰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레이와 쏘울의 간섭현상에 더 무게가 실린다.
레이와 쏘울은 모두 일본 닛산의 박스카 `큐브`를 겨냥해 탄생한 모델이다. 그러나 가격 면에서는 경차 레이가 쏘울보다 경쟁력이 있다. 레이 1.0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1240만~1495만원으로, 쏘울 1.6 GDI 가솔린 모델(1355만~1895만원)보다 최대 400만원까지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