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현석 기자
2003.02.09 15:15:00
통화관리 강도와 경기 기대감 하락, 환율·물가불안 등 변수-한투증권
[edaily 최현석기자] 한국투자신탁증권은 시장에 금리에 대한 저점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콜금리 인하 전제 없이는 추가 금리하락은 제한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투증권은 주변여건에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 단기간 금리 급변 가능성은 낮으나, 한국은행의 통화관리 강도와 경기 기대감 하락, 금리 저점인식 강화, 물가상승-환율불안 등 변수에는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원화의 독자적인 약세 전환 등이 금리상승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
◇한투증권=저점인식 확산..리스크관리 필요성 부각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지표금리의 하락은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시장이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은의 시장개입을 얼마나 제약할 수 있을지가 지표금리의 추가하락 여부를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에 발표된 미국과 한국의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경기회복의 시그널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으며, 수급도 한은의 단기자금시장 압박이 부담이지만 기관들의 곡간을 채워주지 못하며 수요우위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인 불안감에 따른 유가상승과 원화강세는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지며 금리하락의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으며, 금리반등시에도 반등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여건이 단기간에 변화되기 어렵다는 점은 적어도 2월중에는 금리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을 낮춰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하향 안정기조 속에서 1) 한은의 통화관리 강도와 단기영역에서의 하방경직성 2) 낮아진 경기에 대한 기대 3) 금리수준에 대한 부담과 저점인식 강화 4) 물가상승-환율불안 등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5.7%에서 5.5%로 낮추고 콜금리 인하 가능성도 이전에 비해 상당히 열어 놓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한은 총재가 2월 금통위 이후 최근 금리 하락에 대해 과도적이고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고, 공개시장 운영팀장은 "최근의 장기금리 하락은 과도하다. 투기적 심리로 인해 시장이 오버슈팅하고 있다"고 표현해 지정학적인 리스크에 의해 다소 제약은 있을 수 있으나, 적극적으로 금리하락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둘째, 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시장참여자들의 경기에 대한 기대가 점차 낮아져 펀더멘털 요인이 기존의 금리에 우호적인 요인에서 점차 중립적인 요인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추가적인 금리의 하락속도 조절은 물론 하락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셋째, 현 금리수준에 대한 부담과 저점인식의 강화이다. 지난주말 주가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등 금리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이는 현수준 금리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저점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소비자물가와 생산자 물가 모두 크게 상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원화절상으로 다소 희석화된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말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7.10원 상승한 1183.80원을 기록했으며, 뉴욕 역외시장에서는 1194원까지 급등했다. 이처럼 환율이 급등세를 보인 것은 1) 북-미간의 첨예한 대립에 따른 한반도 핵 위기감 증폭 2) 이라크전에 따른 한국경제 타격 우려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의 원화 강세는 유가상승에 따른 국내 물가불안요인을 희석시키며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약세 기조에 동반한 원화강세가 북-미간의 첨예한 대립의 영향으로 독자적인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따른 금리 약세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원/달러 환율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금주는 한스블릭스가 UN사찰단과 함께 이라크를 재방문하고 주말에는 추가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여 대이라크전에 중대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지표는 13일 1월 소비자전망조사(한), 1월 소매판매(미), 1월 수출입물가(미), 주간신규실업수당신청건수(미), 14일 12월 기업재고(미), 1월 산업생산(미), 1월 설비가동율(미), 2월 미시건대 소비자기대지수(미) 등이 발표된다.
금주 채권수익률은 수급호조와 미 본토에 ‘오렌지코드’를 발령하는 등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추가적인 하락도 가능하나 한은의 적극적인 통화관리와 시장참여자들의 저점인식 강화 등으로 조정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적극적인 통화관리는 단기자금시장을 압박하며 딜링 기관들의 딜링 여지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며, 콜금리 인하를 전제하지 않은 추가 금리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러한 여건들을 감안할 때 이번주 금리는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4.60~4.80%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콜금리 인하를 전제하지 않은 추가 금리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금리의 저점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점차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고채 3년 금리 기준으로 4.70% 이하에서는 점진적인 듀레이션 축소를 권고하며, 리스크가 큰 현물매도보다는 저평가폭이 크게 해소된 선물 등 파생상품 등을 통한 듀레이션 조절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