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윤경 기자
2002.01.02 09:13:47
[edaily] 2002년을 맞아 유럽 12개국에서 단일통화인 유로화가 전면 통용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91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 단일통화에 대한 구상이 나온지 10년만, 유로화가 일부 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시범 사용된지 3년만의 일이다.
그러나 신년 휴일로 사무실과 공공기관, 상점들이 1일 문을 닫았기 때문에 사실상의 본격적인 사용은 2일부터라고 할 수 있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일 "유로화 출범은 유럽지역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 줄 것이며 이것이 하루 아침에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피할 수 없는 대세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빔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화는 유럽내 통화 정책에 있어서는 물론, 정치적 통합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화 사용국내 공공기관들은 대체로 유로화 통용이 성공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고조됐으며 특별한 사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EU 집행부 대변인 게라시모스 토마스는 "무소식이 희소식(No news is good news)"라고 촌평했다.
그러나 소소한 혼란스러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기존 통화를 유로화로 바꾸려는 시민들이 중앙은행과 자동지급기(ATM) 앞에 장사진을 이뤘고 파리에서는 ATM기가 아예 유로화로 채워지지 않아 시민들이 불평을 하기도 했다.
벨기에에서는 유로화 인출이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내기도 했다. 현금인출기 운영업체인 뱅크시스는 유로화가 통용되기 시작한 1일 자정 직후 유로화 현금인출이 분당 600회에 달해, 지난해 평균 분당 100회 인출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은행간 거래를 다루는 인터페이에 따르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유로화 환전거래만도 30만건에 이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은행노조와 이탈리아 중앙은행 노조가 유로화 공식 통용과 더불어 임금인상, 고용안정 등을 이유로 시한부 파업을 벌이기로 해 2일 유로화 환전에 일부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