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원전 4개 담은 11차 전기본 연내 확정
by김형욱 기자
2024.10.22 05:00:00
“원전·신재생 더 추가해야” 거센 요구 속,
전력망 한계 탓 초안서 큰 변화 없을듯
‘야당 우려’ SMR, 대통령실 추진 재확인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2038년까지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최대 3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4개 모듈) 신설을 포함한 15개년 법정계획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의 연내 확정을 위해 마지막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원전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추가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전력망 확충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하면 올 5월 발표한 실무안(초안)에서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2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1차 전기본 연내 확정을 위해 마지막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31일 11차 전기본 초안을 공개한 정부는 이미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지난 9월 말 공청회까지 마쳤다. 앞으로 국회 상임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고와 전력정책심의회 심의만 거치면 산업통상자원부가 확정 공고하게 된다. 오는 25일 산업부 국정감사 후 국회 상암위 보고 절차가 이뤄질 전망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앞선 이달 7일 국회 산자중기위의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첨단산업 전력수요 확대에 대응해 원전과 신·재생 등 무탄소에너지(CFE)를 균형 있게 활용한 제11차 전기본을 올해 안으로 확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확정안은 앞서 공개한 초안을 대체로 유지한다. 원전과 신·재생업계에선 지금도 초안에 담긴 원전과 신·재생 발전설비 확충 목표가 불충분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정부로선 반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때문에 올 9월 공청회 때도 초안의 내용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환경부가 부처 간 협의 때 신·재생 추가 확대 필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11차 전기본 초안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공격적인 CFE 발전설비 확대 계획이 잡혀 있다. 2023년 기준 40%에 못 미치는 CFE 발전비중을 2038년 70.2%까지 늘릴 계획이다. 같은 기간 원전 비중은 30.7%에서 35.6%로, 신·재생 비중은 9.6%에서 32.9%까지 늘린다. 이를 위해선 현재 각각 26.1기가와트(GW) 수준인 원전과 신·재생 설비를 2036년까지 각각 36.6GW, 115.5GW까지 늘려야 한다. 또 발전설비 증가에 맞춰 전력망 확충도 필요하다.
|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조감도. (사진=i-SMR 기술개발사업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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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모듈로 이뤄진 SMR 1기 국내 건설 계획도 유지가 확실시된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지난 20일 “연말에 발표될 11차 전기본에 SMR 4개(모듈) 건설 계획이 반영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야권의 우려에도 11차 전기본 내 SMR 건설 계획에는 변화가 없으리란 걸 재확인한 것이다.
SMR은 신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대폭 높여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고 전 세계적으로 90여 모델이 첫 상업생산 경쟁을 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도 첫 시도이기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원전업계는 세계 SMR 시장 선점을 위해 추가 건설을 주장하고 대구광역시는 일찌감치 SMR 유치를 선언했다. 반면, 야권에선 첫 SMR의 시험운전과 상업운전을 사실상 동시에 진행한다는 계획에 대한 안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2028년 상업운전을 위한 인·허가 취득을 목표로 한국형 SMR(i-SMR)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