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책꽂이]아메리칸 서울 외
by장병호 기자
2023.11.15 05:30:00
△아메리칸 서울(헬레나 로|328쪽|마음산책)
저자는 이민을 선택한 부모 슬하에서 네 자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의사가 돼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자랐다. 전문의가 된 뒤에는 동양인 여성에게 가해지는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감수하며 지냈다. 폭력적인 백인 남편과의 이혼,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의 자살 시도, 질투로 인한 자매간의 불화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가족, 문화, 정체성을 탐구해 글로 담았다.
△고려거란전쟁 상·하(길승수|492·448쪽|들녘)
고려와 거란 사이에서 일어났던 ‘여요전쟁’을 다룬 정통 역사소설이다. 1010년 거란의 2차 침공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고려 역사에서 잊힌 영웅과 그들의 위업을 다시 한 번 기린다. 당대 고려를 둘러싼 주변 상황과 주요 사건, 그리고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인물들을 충분한 고증과 연구 끝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이다.
△나는 테슬라에서 인생 주행법을 배웠다(박규하|320쪽|비즈니스북스)
애플과 테슬라에서 동시에 커리어를 쌓은 한국인 저자가 ‘테슬라에서 일하는 법’을 소개한다. 한국 토종 엔지니어인 저자는 LG화학 입사 이후 예일대 MBA 유학을 떠났다. 테슬라 인턴십을 거쳐 애플에 입사했고, 이후 다시 테슬라로 돌아와 배터리 구매 그룹장이 됐다. 책은 그의 ‘실리콘밸리 고군분투기’를 담았다.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이를 위한 조언을 전한다.
△가장 오래된 첨단산업 농업의 미래(성형주|248쪽|동아일보사)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은 변화의 속도, 범위와 깊이, 시스템의 충격이라는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어떤 혁명보다 더 빠르고 격렬하다. 농업 환경 전반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저자는 농업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데이터 경제’와 ‘디지털 전환’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한다. 농업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결핍으로 달콤하게(에밀리 디킨슨|320쪽|민음사)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서간집이다. 디킨슨은 친근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생명과 죽음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담아 글을 썼다. 전통과 동시대에 대한 이해가 깊은 만큼 비판의식도 강했다. 디킨슨의 비판의식은 부드러운 문학적 표현과 긴장을 이루며 아름다운 미학으로 이어졌다. 그를 20세기 현대 감성을 열어젖힌 가장 탁월한 작가로 평가하는 이유다.
△강대국 지정학(니컬러스 J. 스파이크먼|740쪽|글항아리)
1942년에 나온 지정학의 살아있는 고전이다. 지정학은 지리학과 힘의 역동성이 합쳐진 것으로 ‘외교정책의 관점에서 국가를 지리적으로 연구하는 것’이자 ‘국제정치 주체들의 관계에 있어 지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저자는 1920년대 대공황과 이로 인한 정치적 혼란을 목격하며 국제법과 집단안보에 대한 기대보다 각국의 힘과 지리적 토대에 집중하며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