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3.08.31 07:11:1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소아·선천성 심장병의 치료는 수술 또는 시술이 끝이 아니다. 전문의들은 이를 ‘치료의 시작’이라고 정의한다. 전문의들은 수술 또는 시술적 치료 후 지속적인 관리와 함께 ‘전문적인 심장재활’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수진 과장은 “‘수술에만 성공하면 끝’이라는 생각은 정말 위험한 생각”이라며 “선천성 심장병은 평생 추적 관찰 및 관리해야 하는 이른바 인생의 동반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운동선수는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에 엄청난 노력을 쏟은 뒤에서야 현업에 복귀한다”며 “많은 환자가 심장재활을 생소해 하는데, 심장 역시 근육으로 구성된 장기로 다친 심장을 치료한 뒤 회복 속도를 높이고 재발을 방지하려면 심장재활에도 끊임없이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장재활이란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위험인자 관리를 위한 특화된 교육과 심폐운동능력 평가, 운동치료, 영양상담 등을 통해 심장은 물론 호흡의 기능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운동 중심의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심장재활은 심폐기능을 포함해 운동능력을 향상시키고, 무엇보다 수술 후 저하됐던 체력과 자기 효능감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심장수술 혹은 시술 후 일반인처럼 무턱대고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마다 심장 상태가 모두 다를뿐더러, 운동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혈압반응과 심전도 리듬 변화 등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격한 사전 검사로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며 수많은 전문가가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심장재활이 필요한 이유다.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심장병을 겪은 환자가 약물과 식이요법을 잘하면 재발과 합병증 발생을 20~30% 감소시킬 수 있는데, 여기에 심장재활을 더하면 추가로 20~30%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 심혈관계 사망률과 재발률도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부천세종병원 심장재활센터 김세윤 물리치료팀장은 “정상 심박출량 기준은 50~60%대인데, 심박출량이 30%대로 떨어진 심부전 환자는 계단만 조금 올라가도 숨이 찬다”며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잘 마친 환자는 이런 증상들이 매우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해 지난 2017년부터 심장재활 치료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외래환자는 연 36회, 입원환자는 제한 없이 국가에서 지원한다.
부천세종병원은 지난 2006년부터 별도 심장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학회에서 인증한 심장재활전문 물리치료사와 간호사가 상주하고 있으며, 검사부터 상담 및 치료까지 환자 개인 특성에 맞춰 치료 계획을 세우고 최적의 운동을 처방한다.
부천세종병원 이명묵 원장은 “심장재활은 단순히 운동뿐만 아니라 식이요법, 약물복용을 포함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돌려주려는 일련의 노력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며 “선천성 심장병 환자를 포함한 모든 심장병 환자에게 이제 심장재활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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