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됐는데” 송도 호텔 무단 영업…뒷짐 진 iH

by이종일 기자
2023.07.18 06:00:00

센트럴파크호텔 건물 임대차계약 해지
호텔 운영사와의 전대차 계약도 파기돼
계약파기 9개월 지났지만 영업 계속 '논란'
iH "레지던스 소송 있어 원만히 해결할 것"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호텔 전경. (사진 = 이종일 기자)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전대차계약이 해지된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호텔(E4호텔)이 수개월간 해당 건물에서 무단 영업을 벌여 말썽이다. 건물 소유주인 인천도시공사(iH)는 호텔 운영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아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iH 등에 따르면 iH는 지난해 10월 특수목적법인 OBK월드㈜와의 센트럴파크호텔 건물 임대차계약을 해지했다.

센트럴파크호텔(지하 3층~지상 16층 규모)은 바로 옆 레지던스(지하 3층~지상 3층, 지상 8층~22층·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거시설)와 이어져 있다. iH가 소유한 2개 건물의 저층부는 연결돼 있고 상층부는 분리된 구조이다.

애초 호텔 건물의 임대차계약 기간은 2014년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10년이었지만 OBK월드㈜가 사업비 조달 실패로 계약 만료 1년8개월을 앞두고 계약이 파기됐다.

해당 계약 해지로 OBK월드㈜와 ㈜미래금(호텔 운영사)의 전대차계약도 해지됐다고 iH는 설명했다. ㈜미래금은 2014년부터 OBK월드㈜로부터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해왔다. 전대차계약 해지로 ㈜미래금은 건물에서 퇴거해야 했지만 직원 고용문제, 세입자 계약기간 등의 이유로 해당 건물에서 9개월 넘게 호텔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iH는 ㈜미래금의 건물 무단 사용에 대한 비용 청구 소송 등을 하지 않아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iH 관계자는 “공기업 입장에서 호텔 운영사를 무조건 쫓아낼 수 없다”며 “호텔측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금은 레지던스 매매계약 해지 건도 있어 복잡한 관계에 있다”며 “2개 건물을 한꺼번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 원만히 해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금은 전대차계약이 실효되지 않았다며 내년 9월까지 영업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금측은 “임대차계약이 해지돼도 전대차계약은 파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레지던스 건물은 매매계약이 해지됐지만 iH에 책임이 있어 2020년 계약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며 “오는 9월께 1심 판결이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미준공 상태인 레지던스 건물은 iH가 2013년 ㈜미래금과의 계약으로 178억원에 팔았다. 당시 iH는 계약금 17억여원(10%)을 받았고 잔금(160억여원)은 2017년까지 받기로 했으나 미지급되자 2018년 매매계약을 해지했다.

㈜미래금은 2013년 레지던스 준공을 위해 대야산업개발㈜에 공사를 맡기고 공사비 430억원을 주지 않았다. 이 문제로 공사는 중단됐고 대야산업개발㈜가 현재 레지던스에서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미래금 관계자는 “iH에 잔금을 줄테니 레지던스 토지 소유권을 이전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잔금을 지급하면 한 달 뒤에나 검토하겠다고 해 잔금을 내지 않았다”며 “iH가 돈만 받고 토지 이전을 안해주면 손해가 생긴다”고 말했다.

iH는 2020년 ㈜미래금을 상대로 부동산(레지던스)인도 등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아직까지 판결이 나지 않았다. 대야산업개발㈜는 ㈜미래금을 상대로 공사비 청구 소송을 냈다. iH는 공사비 소송에 보조참가 중이다. 판결에 따라 iH가 공사비를 대신 변제할 수도 있다. iH측은 “소송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