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잘 나가던 금양, 공매도 시한폭탄에 '멈칫'
by이정현 기자
2023.06.12 06:31:00
코스피200 지수 편입 후 공매도 리스크에 주가하락
‘배터리 아저씨’ 재직했던 업체…2차전지 고평가 부담 직면
편입 직전 ‘몽골 광산 개발’ 호재도 부메랑으로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된 금양(001570)이 공매도 공포에 직면했다. 지수 편입은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 등이 기대돼 호재로 분류되지만, 최근 급격한 밸류에이션 상승에 공매도 비중만 늘어나는 모양새다. 지수 편입 직전 몽골 리튬 광산 개발 호재로 주가가 오른 것도 부메랑이 됐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금양은 코스피 200 구성 종목에 포함된 첫날인 지난 9일 주가가 3.85%(2200원) 하락하며 5만4800원으로 밀렸다. 장중 6%대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금양과 함께 코스피200에 진입한 코스모화학(005420)은 첫날 2.12% 상승했다.
금양은 ‘밧데리 아저씨’로 불리며 2차전지 투자 열풍을 주도한 박순혁 전 이사가 재직했던 업체로, 2차전지 테마주 중 하나다. 통상적으로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에 편입되면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으로 주가 상승 기대가 큰데, 금양은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이 되면 공매도가 가능해지는 만큼 이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시장에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사 수익을 내는 투자법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가운데 2021년 5월 이후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편입 이후 금양의 거래대금은 1707억 원으로 8일 2959억 원 대비 42.32% 줄어든 반면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비중은 1.10%에서 21.97% 급증했다. 주가가 부담스러운 밸류에이션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코스피200에 편입되면서 자연스럽게 공매도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다. 금양은 4월 기록한 52주 고가(9만2500원) 대비 40%가량 할인된 가격이나 연초 대비 주가가 143.56% 오른 상황이다.
지수 편입 직전에 주가가 급등한 것도 부담스럽다. 금양은 지수 편입을 앞두고 6월 이후 6거래일간 주가가 13.58% 오르며 상승세를 타왔다. 특히 지난 8일에는 몽골 리튬 탐사 및 개발을 위해 현지 광산회사 주식을 취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9.20% 뛰었다. 몽골의 광물 탐사 및 채굴업체 몬라(MONLAA)의 주식 6680주를 523억3200만 원에 취득한 것인데, 이는 자기자본의 42.92% 규모다. 다만 리튬 채굴 자체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 테마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금양 등에 대한 공매도 유입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 외에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에 지수 미편입 때 단기에 과도하게 주가가 급등한 종목의 경우 지수 편입 이후에는 공매도가 가능해짐에 따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들에 공매도가 가능해짐에 따라 편입 종목들은 편입 후 공매도에 따른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면서 “지난 2021년 이후 4번의 정기변경에서 편출입 종목들의 대차잔고와 차입공매도 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