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성훈 기자
2022.05.26 05:50:00
[마켓인]엔데믹시대 주목받는 식음료업종
작년 성공적으로 매각한 아웃백 재조명
"맛있으면 비싸도 고객이 인정해" 뚝심
품질향상 위한 다각도 전략에 5배 수익
차기 블라인드 펀드 조성 작업도 ''박차''
[이데일리 김성훈 김연지 김예린 기자] 최근 2년을 돌이켜보면 외식업체에 우울한 시기였다. 코로나19에 외식 수요가 몰라보게 줄며 뚝뚝 떨어지는 매출을 지켜봐야만 했다.
시장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수합병(M&A)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 주인을 찾는 식음료(F&B) 매물이 잇따라 시장에 나왔지만 사겠다는 원매자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일각에서 ‘포트폴리오(투자처)로서의 식음료 매물 시대는 저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식음료 업종에 대한 반등 기대감이 거세지고 있다. 배달음식 대신 외식을 택하는 발걸음이 늘면서 식음료 매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가 매각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아웃백)가 식음료 매물 분위기 반전을 이끈 엑시트(자금회수) 사례로 꼽는다.
스카이레이크는 2016년 580억원에 아웃백을 인수해 5년 만인 지난해 2700억원에 매각하며 산술적으로 4배 넘는 성과를 기록했다. 보유기간 이뤄진 배당금과 자본 재조정(리캡)을 포함하면 5배 이상 수익을 실현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성공적인 아웃백 엑시트를 이끈 것은 진대제 회장을 비롯한 스카이레이크 구성원들의 치밀한 전략이 있었다.
스카이레이크는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진 회장이 2006년 설립한 1세대 PEF 운용사다. 진 회장의 전문 분야인 IT(정보·통신), SW(소프트웨어) 투자에 강점을 보인 곳이다. 스카이레이크가 아웃백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 나섰을 때 업계에서 놀라운 반응을 보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식음료 매물에 전문성이 있겠느냐’는 세간의 의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변화는 차근차근 이뤄졌다. 스카이레이크는 PEF 운용사들이 인수 초기 대대적으로 벌이는 경영진 물갈이나 구조조정 등을 하지 않았다. 한때 130개에서 69개로 쪼그라든 전국 매장 수도 더 늘리지 않았다.
스카이레이크는 매장 수를 늘리지 않는 대신 매장별 ‘업그레이드’라는 전략을 짰다. 매장별 리모델링에 나서는 한편 실적이 부진한 점포는 좋은 상권으로 옮겨 다시 문을 열었다.
매장 분위기 못지않게 신경 쓴 대목은 음식 본연의 품질 향상이었다. 사실 아웃백은 인수 당시만 해도 냉동 고기를 주로 사용해왔다. 재고 관리가 여의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냉동고기 사용을 확인한 스카이레이크는 ‘한 끼에 5만~10만원 가까운 돈을 쓰러 온 고객에게 냉동 고기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냉장 고기로 유통 체제를 바꿨다. 재고 관리를 위해 IT시스템을 접목한 수요 예측 시스템을 적용하는 한편 신선도 유지를 위한 인프라 추가 지출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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