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국부의 원천…맘놓고 사업할 세상 기대"[새정부에 바란다]

by김상윤 기자
2022.03.10 03:00:00

경제6단체 '새 정부에 바란다' 논평
노동시장 유연성 높여 양질의 일자리 마련
과감한 규제개혁 통해 기업 경쟁력 향상해야
미래 '먹을거리' 위한 제도 개선·인프라 확충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상윤 이후섭 손의연 박순엽 기자] ‘일자리 창출·규제개혁·신산업 육성을 위한 환경 조성’.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무역협회(무협),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등 경제 6단체가 새 정부에 부탁하는 제언의 핵심 키워드다. 경제 6단체는 모두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기업 할 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에서 우리 경제가 내수부진, 저출산·고령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주도의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민간에서 필요한 인력을 제때 뽑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일방적인 정규직 확대 등 경직적 노동시장 규제보다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인력을 뽑고, 근로자도 취업과 이직을 쉽게 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경련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규제혁파를 통한 민간 주도의 성장 패러다임을 확립해 우리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제언했다.

이런 환경이 조성되면 기업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약속도 했다. 전경련은 특히 “정부의 노력과 함께 기업, 국민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 “경제계도 한국경제의 밝은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기업 본연의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전경. (사진=이미지투데이)
대한상의는 “새 정부는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치, 외교,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아야 하는 중차대한 사명을 부여 받았다”고 운을 띄웠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는 시장의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민간 주도의 성장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민간의 창의성과 혁신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길 기대한다”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규제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 등을 차질없이 완수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규제부담 순위는 87위로 미국·중국·일본뿐만 아니라 베트남·방글라데시보다도 낮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의는 의원 입법도 정부입법과 마찬가지로 규제영향 분석 및 규제일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강조했다. 규제영향 분석을 하게 되면 비용과 편익을 비교형량화해서 편익이 클 때만 규제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규제가 양산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협도 규제개혁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 지역에 쏠리는 공급망 구조를 바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불거져도 우리 기업들이 원활하게 원자재를 수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무협은 “새 정부는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발맞춰 무역구조 혁신과 수출의 역동성 회복에 역량을 집중해 주길 바란다”면서 “산업의 혈관인 공급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미래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규제 개혁을 통해 수출 경쟁력 향상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경총도 “과감한 규제개혁과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앞장서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제언했다. ‘포지티브 규제(허용되는 것만 규정)’를 ‘네거티브 규제(불가능한 것만 규정)’ 원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4차 산업혁명기 신산업 육성과 첨단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진입 장벽을 철폐하고 산업 전환과 융복합을 저해하는 규제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 ‘먹을거리’를 찾기 위한 제도 개선 및 인프라 확충도 재계에서 바라는 주요 키워드였다.

중견련은 중견기업 육성을 포함한 이전 정부의 정책적 공과를 세심히 검토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산업 재편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 업그레이드의 속도감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련은 “차기 정부는 법·제도 혁신과 기업의 활력을 되살릴 합리적인 정책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위기 극복과 경제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확립하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업은 모든 국부의 원천이자 정치적 지향과 이념의 차이에 무관하게 국민의 풍요로운 삶을 지향하는 모든 정부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는 합리적 인식 전환을 부탁한다”면서 “대통령과 기업이 직접, 자주, 투명하게 소통함으로써 정경유착의 어두운 유산인 ‘불합리한 반기업 정서’를 명쾌하게 해소하고 대한민국 공동체의 내일을 함께 이뤄 나아가는 아름다운 모델을 확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는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와 상생문화 정착이 신산업 육성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는 “한국경제는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인해 대·중소기업 양극화가 심화하고 중소기업의 창의와 역동성은 저하돼 왔다”면서 “0.3%의 대기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57%를 차지하고 99%의 중소기업은 25%에 불과한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 경제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