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태 경영평가 잘했으면 예방 가능..국민 참여 확대해야"
by최정훈 기자
2021.03.29 05:40:00
[공공기관 대해부]①윤리경영
최현선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 인터뷰
“리더십·기획 능력 집중 확인”, “공정한 결과로”
“현장점검 부실 경영평가…윤리경영 확인 한계”
“서비스 받는 국민의 경평 참여 수단 확대해야”
박춘섭 단장 "공정한 경평 결과 도출 최선 다할 것"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는 사실 해마다 진행하는 경영평가만 잘 이뤄졌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겁니다. 올해 공공기관의 윤리경영을 더 꼼꼼히 평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결론적으론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 공기업 경영평가단장을 맡은 박춘섭 전 조달청장(오른쪽)과 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장을 맡은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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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선 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장(명지대 행정학과 교수)은 25일 이데일리 전화 인터뷰에서 “평가위원들에게 공공기관의 윤리경영에 문제가 생기면 기관의 리더십이나 기획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며 “공공기관에서 어떻게 윤리경영을 제도화하고 실행하는지는 기관장의 의지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단장은 지난해 역대 최연소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으로 선임됐으며 올해도 준정부기관 단장을 맡았다.
최 단장은 서류만으로 윤리경영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직원 인터뷰 등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LH도 사실 평가위원들이 현장에서 직원들의 경험 등을 깊게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으면 사항에 따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며 “제공되는 실적보고서와 일부 직원의 의견을 인터뷰하는 식으로 실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윤리경영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최 단장은 윤리경영뿐 아니라 공공기관 경영평가 전반에 일반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참관단으로 참여하는 국민들은 의견을 주는 수준”이라며 “공공기관 평가에는 실제 공공서비스를 받는 시민의 목소리가 평가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가 위원들이 최대한 열린 시각에서 평가하고 있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 단장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보다 투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운위는 이름 그대로 공공기관 운영과 관련한 주요 현안을 심의·결정하는 기구다.
그는 “공운위에서 민간의 발언이 더 세질 필요가 있다”며 “공운위원장이 경제부총리인 현재의 체계에선 공공기관 혁신이 일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많은 위원회는 이미 민간과 공동으로 위원장을 임명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운위에도 민간위원 부위원장직을 신설하는 등 민간위원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 단장은 무엇보다 경영평가 결과가 일반 국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의 평가 보고서는 전문가 중심적으로 관료들이 이해하기 편한 수준의 보고서였다”며 “공공기관은 국민을 위해 서비스하는 기관인 만큼 평가는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평가에서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남녀노소, 학력이나 연령을 초월해 이야기를 들으면 해당 기관이 하는 일과 성과를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가 만들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LH 등 공기업을 평가하게 될 박춘섭 공기업 경영평가단장도 원리, 원칙에 입각한 공정한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거쳐 조달청장을 역임한 뒤 올해 경영평가 단장을 맡았다.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준정부기관 평가단이 96곳, 공기업 평가단이 36곳을 맡아 진행한다.
박 단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을 원칙으로 평가하게 된다”며 “그러나 꼭 대면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팀장이 주관으로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 관심이 큰 만큼 공직 생활 오래 한 경험을 살려 공정한 결과를 내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