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이 앞장" 文 당부에도…공공기관 절반 채용 줄였다
by최훈길 기자
2020.05.08 05:00:00
[공공기관 대해부]③일자리 창출
공공기관 362곳 작년 신규채용 전수조사
178곳(49%)가 신규채용 전년대비 줄여
예술의 전당, 광물자원공사 등 8곳 '0명'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은 국난 극복의 핵심 과제이며 가장 절박한 생존 문제”라며 “공공부문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
|
[이데일리 최훈길 김상윤 김소연 기자 김나경 인턴기자] “공공부문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에도 불구,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 절반가량이 전년보다 신규 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사업 축소, 퇴직자 감소로 채용 여력이 줄어든데다 공공기관의 경영 환경악화에 정부의 지원 부족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최악 실업대란 우려되는 만큼 공공기관들이 경영혁신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가 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공공기관 362곳(부속기관 포함)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178곳(49%)이 전년보다 신규 채용(정규직 기준)을 줄였다. 특히 채용감소 공공기관은 예년보다 오히려 더 늘었다. 2018년에는 360곳 중 115곳(32%)이 전년보다 채용을 줄였다.
공기업 17곳, 준정부기관 45곳, 기타 공공기관 116곳은 전년보다 사업·퇴직·정원 규모 등이 줄어들면서 신규채용 규모가 감소했다. 근로복지공단, 부산·경북·경상·충북대병원, 주택도시보증공사, 강원랜드(035250)는 100명 넘게 채용이 급감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도 신규채용을 축소한 탓에 금융권 공공기관의 취업 문턱은 더 높아졌다.
한국수력원자력·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4곳은 2016년부터 4년 연속, 대구경북과학기술원·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 6곳은 3년 연속, 한국농어촌공사·공무원연금공단 등 19곳은 2년 연속 신규 채용 규모가 감소했다. 예술의전당,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8곳은 지난해 아예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지난해 1조2765억원의 적자를 본 한전(015760)은 2014년 이후 5년 만에 채용 규모를 축소했다.
부처별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34곳), 산업통상자원부(19곳), 국무조정실·문화체육관광부(각각 18곳), 교육부 16곳, 보건복지부 10곳의 산하기관이 전년보다 채용을 줄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018년 2185명이던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 3965.5명(소수점 이하는 시간선택제 포함)으로 1780.5명 늘려 362개 공공기관 중 신규채용 증가 규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울대병원(361명), 충남대병원(334명), 한국환경공단(264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235명), 한전KPS(231명), 한국공항공사(211명), 분당서울대병원(196.24명), 국민건강보험공단(180명), 전남대병원(160명)이 전년대비 채용인원을 가장 많이 늘린 10곳이다
국방기술품질원, 코레일관광개발, 한국폴리텍, 한국장학재단,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남부발전은 신규채용 증가율이 100%를 넘었다. 문재인정부는 2017년에 공공기관이 총인건비 내에서 정원을 탄력적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탄력정원제를 도입했다. 정규직 전환, 일자리 창출 경영평가 등도 추진해 신규 채용을 독려해왔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준정부기관 평가단장인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년 신규채용을 비롯한 고용 증가 규모, 일자리 창출 노력 등 경영 실적을 종합평가할 것”이라며 “일자리 등 국민의 삶을 개선한 공공기관에 S 등급 등 좋은 점수를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