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어 美반도체 기업들도..中화웨이와 '결별' 동참(종합)

by이준기 기자
2019.05.21 03:19:12

인텔·퀄컴·자일링스·브로드컴 등 부품공급 중단
美, 화웨이 및 계열사 거래 금지 리스트에 따른 조치
화웨이 앞으로 플레이스토어·G메일 등 탑재 불가
화웨이, '최대시장' 유럽·동남아 시장서 타격 불가피

[AFPBB제공]
[뉴욕·베이징=이데일리 이준기·김인경 특파원]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 이어 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까지 잇따라 중국 통신방지업체 화웨이와 결별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데 따른 조치다. 이미 최고조의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미·중이 5G를 중심으로 한 핵심 기술을 놓고 또다시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양국 간 긴장감은 한층 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은 안드로이드나 구글 서비스와 관련된 기술적 지원 및 협력을 화웨이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구글이 운영하는 안드로이드 체제(OS)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다. 즉, 앞으로 스마트폰에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설치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구글이 제공하는 크롬 브라우저, G메일, 유튜브 등도 탑재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구글이 화웨이에 어떤 서비스까지 제공할에 대해선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글은 화웨이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통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접근하는 것은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들이 자사 임직원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주요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했다고 썼다.



이에 화웨이 측은 이미 이런 상황을 이미 대비해 왔다는 입장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스마트폰 관련 반도체 부품 공급에 차질이 있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 “(미국기업이) 반도체를 팔지 않아도 괜찮다”며 “이미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화웨이 측은 로이터에 “안드로이드 사용 차단에 대비해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이미 일부 기술은 중국 제품에 적용된 상태”라고 답변했다. 화웨이는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할 수 없을 때 리눅스 기반의 자체 OS인 ‘훙멍’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웨이의 최대 시장인 유럽이나 동남아시아에서 받게 될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다. 제오프 블레이버 CSS 부회장은 “유럽처럼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애플리케이션(앱)의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이 조치는 스마트폰 업계에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구글에 이어 다른 업체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경우 화웨이 배제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앞으로 화웨이와 이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에서 부품을 구매할 때마다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공급자이자 세계 2위 스마트폰 판매업체인 화웨이는 핵심 부품 조달을 위해 수십 개의 미국 기술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거래 제한조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웨이만큼이나 미국 기업들의 타격도 클 전망이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 17일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거래제한에 따라 실리콘밸리 관련 기업의 수입이 연간 110억달러(13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