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정크푸드 옛말"…면·국·간식까지 판 커지는 '냉동식품'

by이윤화 기자
2019.02.01 05:30:00

CJ제일제당, ‘4세대 면요리’ 냉동면 시장 선점
비비고·고메 브랜드로 3개월 만에 매출 40억원
풀무원·롯데푸드 역시 냉동 HMR 라인 강화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냉동식품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 냉동밥부터 국·면·간식까지 고품질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싸구려 저영양식’ 이미지를 벗고 있다. 간편가정식(HMR)의 대표주자로까지 떠올랐다.

3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풀무원·롯데푸드는 올해 냉동 HMR라인을 강화한다. 신제품 개발·출시에도 힘쓴다. 냉동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냉동면 4종 (사진=CJ제일제당)
냉동 HMR 제품 중에서도 매출 효자는 ‘냉동면’이다.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냉동면 시장 크기는 1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냉동면 시장 선점 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지난해 10월 ‘비비고’와 ‘고메’ 브랜드로 출시한 냉동면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40억원을 돌파했다. 식품업계 식품 히트 기준선이 월 매출 10억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시장 안착에 성공한 셈이다.

CJ제일제당의 HMR 냉동면은 ‘비비고 진한교자 칼국수’와 ‘비비고 얼큰버섯 칼국수’, ‘고메 중화 짬뽕’과 ‘고메 나가사키 짬뽕’ 총 4종이다. 비비고 브랜드로는 한식 기반의 면 요리를, 고메 브랜드로는 짬뽕을 기반으로 했다. CJ제일제당은 다양한 국가의 면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상 청정원 역시 지난 29일 스파게티 소스 노하우를 적용한 ‘냉동 스파게티’를 출시했다. 청정원이 선보인 스파게티는 토마토·로제·알프레도 3종이다. 영하 40℃에서 급속 냉동 후 바로 삶아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다. 패키지에는 증기배출구가 있어 비닐을 뜯지 않고도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하다.
풀무원 냉동국 4종 (사진=풀무원)
풀무원과 롯데푸드도 올해 안에 신제품을 선보이며 냉동 HMR 라인을 넓혀간다.



풀무원은 지난해 10월 냉동국 4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당시 출시한 ‘생가득 냉동국’ 4종은 신선한 재료로 끓인 국을 영하 35℃에서 급속 동결했다. 덕분에 갓 끓여낸 듯 진한 국물 맛과 건더기의 식감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풀무원이 준비하는 냉동 제품은 냉동밥과 냉동피자다. 풀무원 HMR 매출액의 80%를 책임지는 FRM사업부는 냉동부문을 확장하며 실적 증대를 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풀무원 측은 “냉장HMR보다 냉동HMR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며 “중식 전문점 수준의 볶음밥 맛을 낼 수 있는 냉동밥 신제품과 기존 냉동피자 대비 고품질 제품을 오는 3~4월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푸드 역시 최근 경북 김천공장을 증축하기 위해 93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계획한다고 공시했다. 2020년 4월 완공될 예정인 이번 신규 설비투자는 냉동만두, 냉동밥, 냉동볶음밥 등 향후 핵심 HMR 제품군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풀무원 ‘생가득 모짜렐라 핫도그’와 신세계푸드 ‘올반 찰핫도그’.(사진=각 사)
핫도그와 같은 간식류도 냉동 제품으로 인기다. 신세계푸드의 간식류 HMR인 ‘올반 찰핫도그’는 지난해 7월 출시 후 매월 20만 개 이상씩 팔렸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반 찰핫도그는 초등학교 겨울방학 시즌인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주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풀무원이 2017년 7월 출시한 ‘생가득 모짜렐라 핫도그’는 CJ제일제당 고메 핫도그(30%)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36~38%를 차지하고 있다. 출시 후 매달 평균 100만개가 판매되며 3개월 만에 300만개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대상 청정원의 ‘안주야(夜)’를 비롯한 냉동 안주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따르면 냉동안주 HMR 시장 규모는 2016년 195억원에서 2017년 598억원, 지난해 96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냉동제품은 1970~1980년대 경제발전시기, 값싼 원료에 조미료 등 첨가물을 넣어 만든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고품질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