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서 이겨야 진짜 최고…삼성 vs LG 자존심 대결

by경계영 기자
2017.11.14 05:00:00

LG OLED에 삼성 QLED로 프리미엄시장서 대결
삼성 TV시장 이끈 김현석·팀 백스터 약진…관심↑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서 삼성전자 QLED TV가 전시돼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연말 성수기로 접어들며 제철 맞은 TV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자존심 대결에 나선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에 양자점(퀀텀닷) 기반의 QLED TV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맞불을 놓은 이후 처음 맞는 성수기인 만큼 그 결과에 더욱 관심이 주목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새로 임명된 김현석 CE부문장(사장)과 한종희 VD사업부장(사장)이 삼성의 12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를 지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 9.9%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낸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의 판매 전략도 관심거리다. LG그룹은 다음달 사장단 인사가 예정돼있다.

오는 24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는 이번달부터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

북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는 삼성 55인치 QLED TV를 400달러 할인한 1597.99달러(약 178만원)에 팔고 있다. 65인치는 300달러 내린 2497.99달러, 가장 큰 75인치는 500달러 할인한 3497.99달러에 각각 판매한다. LG전자 또한 프리미엄으로 내세우는 올레드 TV를 55인치의 경우 1796.99달러, 65인치의 경우 2796.99달러로 각 400달러씩 가격을 낮췄다.

오프라인에서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또한 삼성 QLED TV와 LG 올레드 TV 가격을 55인치 기준 최저 1599.99달러까지 할인해 판매 중이다.

통상 4분기는 TV 시장의 성수기로 꼽힌다. 최대 격전지인 북미지역 등의 유통업체가 블랙프라이데이, 박싱데이 등 잇따라 대규모 할인·판촉 마케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TV 업체도 4분기 매출액이 연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지난해 4분기 삼성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LG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매출액은 각각 9조900억원, 4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38%, 16% 늘었다.



시장의 눈길은 삼성전자로 쏠린다.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10년 넘게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에 힘입어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VD사업부를 이끌던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전자의 세 축인 CE(소비자가전)부문 대표 겸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영전했고 팀 백스터 북미총괄 또한 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는 올레드 TV에 밀리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2분기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올레드 비중은 53.0%로 절반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연초 출시한 QLED TV를 더욱 강조하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가 전시돼있다. 사진=LG전자
또 다른 관건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다. 할인 폭이 워낙 크다보니 외형은 성장하지만 손에 쥐는 이익은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LG전자만 보더라도 HE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3분기 평균 8.5%에 달했지만 4분기면 3.4%로 반토막 났다. 삼성전자는 VD사업부 영업이익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TV 시장을 이끄는 두 업체는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최대한 주력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이윤 삼성전자 영상전략마케팅팀 전무는 “연초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판매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이 거의 완료됐다”며 “연말 할인도 있지만 거래선과의 마진 등도 있어 4분기 수익성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LG전자 역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의 매출액이 확대되면서 사업본부 자체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강해졌다”며 “3분기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순 있겠지만 경착륙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