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車도 양극화…'크거나 작거나'
by임성영 기자
2017.02.06 06:00:00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의 소형차나 대형차를 선호하는 양극화 현상이 하이브리드(HEV) 차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형 하이브리드의 판매량 증가는 경제적 효율성을 위해 중·소형 하이브리드 차를 구매하던 소비 패턴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해 앞으로 하이브리드 차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올해 다양한 하이브리드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차 판매량은 2463대로 전년 같은 기간인 2274대 보다 8.3% 증가했다. 현대차가 709대, 기아차가 1754대를 판매했다. 소형 SUV인 니로가 973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판매량 1위에 이어 올해 첫 달에도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K7이 지난 한 달 동안 636대를 판매하며 2위에 올랐다. K7는 기아차의 준대형차로 지난해 11월 말 출시 이후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K5 하이브리드 등을 제치고 세단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준대형 하이브리드 차의 인기는 지난해말부터 서서히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월까지 세 달 연속 준대형 하이브리드(K7, 그랜저)가 중형 하이브리드(쏘나타, K5)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격차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119대에서 12월 343대, 이달 474대로 벌어졌다. 특히 올해 1월엔 두 세그먼트의 판매량이 두 배 이상 차이 났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는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중형 하이브리드가 준대형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앞서는 해가 될 것”이라면서 “각 세그먼트별 라인업이 갖춰진 상황에서 대형 하이브리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는 건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중화가 시작됐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차는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결합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한 친환경 차다. 일정 거리를 전기모터로만 달리고 방전되면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엔진을 사용하면 돼 전기 충전소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국내 시장의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 차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판매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수입차들도 올해 작거나 큰 차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혼다는 지난달 브랜드 최고 인기 차종인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엔진 사용을 최소화하고 두 개의 전기터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i-MMD(intelligent Multi Mode Drive) 파워트레인으로 복합연비 19.3km/ℓ 동급 최고의 연비를 달성했다. 이미 올해 판매 목표 1200대의 절반 이상인 600대의 이상의 사전계약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를 달성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올해 플러그드인(PHEV)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이며 BMW그룹코리아도 올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세단인 뉴 330e와 뉴 740e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현대차는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모델을 상반기 중에 내놓고, 기아차는 오는 3월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새롭게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