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수영 기자
2016.05.24 05:30:00
올해 1만 2025가구로 공급 쏟아져
입주시기에 공급 몰려 실익 물음표
뉴스테이도 월세 경쟁력 갖춰야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최대 8년간 내 집처럼 살 수 있고 임대료 인상도 제한되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가 올해 1만 2000여 가구가 쏟아진다. 지난해 입주자를 모집한 물량의 두 배 규모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사다.
뉴스테이는 임대형 주택이지만 장기간 거주가 가능한데다 연 임대료 상한선이 5%로 정해져 있어 전·월셋값 급등기에는 주거비 부담이 덜한 편이다. 또 대형 건설사들이 직접 지어 임대 관리까지 하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다만 입주자를 모집하더라도 실제 입주는 2년 후여서 당장 전·월세난 해갈에는 단비가 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입주자를 모집하는 뉴스테이는 1만 2025가구로 대부분 수도권 남동지역에 몰려 있다. 이달에만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A95 블록), 화성 반월동에서 각각 612가구, 1198가구 공급된다. 올해 처음 시장에 나오는 뉴스테이로 두 곳 모두 롯데건설이 브랜드 ‘롯데캐슬’을 달고 직접 시공·임대 관리하는 사업장이다.
이어 7월에도 현대건설이 수원시 호매실지구 C5블록에서 800가구, GS건설이 동탄2신도시 B15·16블록서 483가구를 각각 내놓을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동탄2신도시·광주 등 수도권 남동지역에서 뉴스테이가 추가로 쏟아져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 등은 올해 개통하는 SRT(수서발 고속철도) 수혜 지역인데다 주변에 대기업들이 조성하는 산업단지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수요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분양 물량까지 포함하면 전체 공급 물량이 많아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탄2신도시만 해도 당장 이달과 다음달에만 5500가구가 분양되고, 올 한해 전체 공급 물량은 1만 4000가구(뉴스테이 포함)에 달한다. 올해 공급하는 주택용지만 해도 1만 2534가구다. 화성시 반송동 B공인 관계자는 “요즘 동탄신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분양이나 매매를 원하고 있어 뉴스테이는 큰 관심거리가 아니다”며 “더구나 뉴스테이가 들어서는 곳은 입지가 좋지 않아 민간 아파트 임대료보다 저렴한 것은 당연할 정도”라고 말했다.
수요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임대료다. 이달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다음달 청약을 받는 뉴스테이 ‘동탄2 롯데캐슬’ 전용면적 74㎡형의 임대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67만원대다. 이 아파트 84㎡형의 경우 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 73만원 초반대로 임대료가 책정됐다. 동탄2신도시 남쪽 끝에 자리하고 있는 이 단지는 주변에 아직 입주한 아파트가 없어 비교 분석 자체가 어렵다.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이 입주자를 모집한 동탄2신도시 A14블록 뉴스테이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의 경우 전용 72㎡형 임대료가 1억 5500만원에 40만 2000원이다. 대우건설이 인근에 분양한 ‘동탄2 센트럴푸르지오’ 아파트는 비슷한 크기인 전용 74㎡가 1억 5000만원에 월세 45만원이다. 현재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초기 임대료가 시세보다 더 저렴한 지는 2년 후에나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저렴한 임대 물량이 나오면 덩달아 인근 아파트 시세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1년 전 수원 권선지구에 나온 뉴스테이의 경우 모집 당시 초기 임대료 조건이 전용 59㎡형 아파트 기준(6층 이상) 보증금 7900만원에 월세 46만 6000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인근에 같은 크기 아파트는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40만원 선이다. 경쟁률 10대 1을 기록한 위례신도시 내 뉴스테이도 전용 84㎡형이 보증금 평균 4억 5000만원에 월세 40만원이지만, 현재 인근에 이 보다 저렴한 전셋집이 늘고 있다. ‘자연앤 래미안 e편한세상’ 같은 크기 아파트 전세 시세는 현재 3억 7000만~4억원 선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 수석연구위원은 “앞으로 2~3년 후엔 입주 물량이 쏟아져 전·월셋값 모두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저렴한 월셋집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뉴스테이도 임대료 경쟁력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