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윤의 은퇴설계] 현재 가계금융자산,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나요?

by성선화 기자
2015.09.05 06:00:00

2014년 금융투자협회 발표에 따르면 저축성보험을 제외하고 가계금융자산 중 2/3 이상이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은행의 예?적금에 예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중 물가상승률 이상의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산은 1/3 정도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1.3%로 나타났다. 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되어있고 가계금융자산이 예?적금에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 것이 과연 안정적일까? 현재 우리나라 가계금융자산을 보고 이대로 괜찮은 건지 은퇴설계 전문가로서 두 가지 의견을 말해보겠다.

첫째, 부동산을 더 이상 믿지 말아라!

과거 10여 년간 국내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왔고 다른 자산에 비해 높은 수익률 보였으므로 가계의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과거 부동산 가격 상승의 근거를 인구구조에 찾았다면 앞으로 부동산의 흐름도 인구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지속적인 출산율 저하로 젊은 계층의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은퇴를 하고 마땅한 은퇴자금이 없는 베이비붐 세대가 내놓은 부동산을 받아줄 사람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수요감소와 공급 과잉이 겹쳐 부동산 가격이 조정 또는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향후 부동산의 가격이 떨어질지 상승할지는 함부로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부동산 자산을 통해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이 점점 어려워질 것만은 틀림없다. 부동산자산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현금화하고 싶을 때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 혼자 부동산을 팔려고 한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베이비붐 세대인 40~50대가 동시에 은퇴하여 동시에 부동산을 처분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팔 사람은 많은데 살 사람이 없으므로 결국 집이 팔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현금이 급한 베이비붐세대들은 엄청난 유동성의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 현금성자산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부동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여야 한다.



둘째, 분산투자하라!

우량기업에 투자한다고 해도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하던 기업도 파산할 수 있다. 한 때 잘나가던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봤다. 이것을 파산위험이라고 한다.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보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어느 한 곳에 전부 투자하면 자산을 모두 탕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워렌버핏은 우량기업 15종목 이상에 투자하면 그 포트폴리오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 어떻게 투자하는가? 대부분 4~6개 정도의 종목에 투자한다. 그것도 상관계수라든가 위험 등을 고려해서 투자하기보다는 마음 내키는 대로 종목을 고른다. 그러다 보면 실수하기도 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손해를 입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잘 생각해보자. 만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투자를 한다면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십여년전 10~12%의 이자를 주던 시절에는 1억만 있으면 매달 100만원의 이자가 나왔지만 1~2%의 저금리가 고착화된 지금은 100만 원의 이자를 받으려면 약10억원을 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그리고 부동산에 투자하면 엄청나게 수익이 났던 시절은 지나가고 집값은 하락하고 전셋값은 폭등하고 있다. 부동산에만 무리하게 투자하거나 초저금리인 예금에 돈을 맡기는 것은 변화하고 있는 금융환경에 역행하는 행동일 수 있다. 금융환경은 이미 바뀌었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을 뿐 행동은 쉽게 변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가계의 자산가치는 하락할 것이고 노후자금의 부족으로 이어져 노후에 비참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