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코, 美국채 줄였다.."금리인상 우려엔 채권왕도 별수없네"
by이정훈 기자
2014.07.11 07:30:00
핌코 6월말 美국공채 비중 47%..한달새 3%P나 축소
이머징채권-美회사채 비중 대신 늘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빌 그로스가 이끌고 있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가 지난달 미 국채 보유비중을 크게 줄였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예상보다 일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핌코가 자사 웹사이트에 게재한 펀드 공시에 따르면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직접 운용하는 핌코의 플래그십 펀드인 ‘토탈리턴펀드(Total Return Fund)’는 6월말 현재 미국 국채 및 공사채를 47%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앞선 5월의 50%에 비해 3%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그로스 CIO는 연초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계속 미 국채 보유를 늘려왔다. 5월에 기록한 50%는 지난 2010년 7월의 54% 이후 4년여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었다.
그는 “연간 임금 인상률이 2% 정도로 둔화된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율은 연준 목표치인 2% 아래에서 계속 머물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연준도 서둘러서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그로스 CIO는 지난 3일 인터뷰에서도 “실제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 인상률이며 일자리 숫자는 그 다음”이라고 얘기했지만, 지속적으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전반적인 미 국채 보유를 줄이고, 그나마도 단기 국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토탈리턴펀드’는 펀드내 모기지채권 비중은 22% 수준으로 유지했고, 미국 회사채 비중을 11%에서 12%로 소폭 높였다. 또 이머징마켓 채권 비중을 8%에서 9%로 높였다. 이는 지난 2012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머니마켓펀드(MMF)와 순현금 비중은 마이너스(-) 11%로, 앞선 5월의 -9%보다 낮아졌다.
현재 ‘토탈리턴펀드’는 14개월 연속으로 자금 순유출이 이어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순유출 규모는 45억달러이고 지난해에는 연간 2930억달러가 순수하게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