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진에 남 몰래 웃었다`..반사이익 본 기업은?

by김정민 기자
2011.04.16 09:22:55

경쟁사 피해에 삼화콘덴서 한달새 34.05%↑
농심 일본내 라면수요 증가에 13.73% 급등
한전기술은 원전수출 차질 우려로 급락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재난은 참혹하지만 비지니스는 냉정했다. 대지진이 일본을 습격한지 한달여가 지나면서 거품 낀 테마주가 아닌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진짜 수혜주`들이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일본인 여행객 감소와 원전사태 확산에 대한 우려로 직격탄을 맞은 `피해주`들도 여럿 등장했다.


기아차(000270)는 일본열도를 뒤흔든 대지진의 최대 수혜기업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 대지진으로 부품재고가 고갈되면서 공급망이 붕괴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생산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산 부품 의존도가 미미한 기아차는 국내외에서 안정적인 생산을 지속하고 있어 세계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호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지난달 10일부터 15일까지 한달여만에 22.73%가 올랐다. 코스피 대비 상승률도 14.71%나 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일본산 부품 의존도는 약 1%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특히 양사는 원칙적으로 이원 공급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일본산 수입 부품은 타사 부품으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화콘덴서(001820)는 일본 대지진 이후 한달여만에 34.05%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경쟁업체인 일본 회사들이 이번 대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OCI(010060) 또한 일본 원전 사태로 올해 태양광 수요가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같은기간 27.82%가 상승했다. 코스피 대비로도 19%나 뛰었다.

대우증권은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태양광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농심(004370)은 `예상 밖` 수혜주로 꼽힌다. 농심은 지진피해로 라면수요가 폭증하자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13.73% 올랐다.

송우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농심의 지난달 일본 주문물량이 전년대비 100%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1분기 수요증가가 최소한 2분기까지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료: 한국거래소




한전기술(052690)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형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10일 9만57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15일 종가기준 7만5200원으로 21.42% 급락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들의 지진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미래 에너지원으로서의 매력도가 과거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해외 원전 수주 예상치를 연평균 2기에서 1기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항공회사들 또한 고유가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살림에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일본 대지진 이후 3.24% 하락했다. 같은 기간 8.02%가 오른 코스피와 비교하면 11.26%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대한항공(003490)은 5.47%가 올랐지만 시장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 2.65%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대한항공에 대해 "일본 지진 영향으로 당분간 수익성 높던 한일 노선 수요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호텔신라(008770) 역시 일본인 관광객 감소로 주 수익원인 면세점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5.98% 하락했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대지진에 따른 면세점 시장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4%나 돼 국내 관광객 감소로 올해 실적은 크게 변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방사능 확산 위험이 지속될 경우 전반적인 아시아 해외여행 시장이 위축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