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지현 기자
2024.09.01 09:00:55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2040세대 심층인식조사
남성보다 여성 출산에 더 부정적…인식 제고 必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결혼·출산에 부정적인 20~40세대 10명 중 4명이 정부 정책과 기업 지원이 뒷받침되면 생각을 바꿀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최근 리서치업체 엠브레인과 함께 전국에 거주하는 20~4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심층 인식조사를 벌였다. 한미연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한 이번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87%는 ‘저출산이 심각하다’고 응답해 작년 82%보다 소폭으로 증가했다.
조사 결과, 미혼남녀(1164명)의 절반인 53.2%가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결혼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27.4%에 달했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9.4%였다. ‘결혼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여성(34.6%)이 남성(21.5%)보다 많았다. 비혼 의향은 40대가 35.3%로 가장 높은 등 고연령대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30대와 20대가 각각 30.5%, 22.2%였다.
성별에 따라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는 달랐다. 남성 미혼 응답자는 5명 중 1명(20.1%)은 ‘경제적으로 불안해서’를 1순위로 꼽았다. 이 외에도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아(18.9%)’, ‘현실적 결혼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서(15.8%)’ 등을 선택했다. 여성은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아서(17.6%) △가부장제 및 양성불평등 문화(16.2%) △결혼하고 싶은 인연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12.4%) 등을 택했다.
문제는 저출생이다. 출산 의향에 대한 물음에 42.6%가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37.8%는 ‘있다’, 19.6%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출산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여성(52.9%)이 남성(33.1%)보다 많았다. 연령별 비출산 의향은 40대가 63.9%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30대(35.2%)와 20대(23.6%)가 이었다.
여성이 출산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를 낳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3.9%)’,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12.7%)’,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10.7%)’ 등을 꼽았다. 남성은 ‘고용상태-직업이 불안정하다고 느껴져서(17.9%)’,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16.0%)’, ‘아이를 낳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0.5%)’ 등을 이유로 댔다. 남녀 모두 경제적 요인을 출산의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지만 남성이 경제적 부담을 더 크게 느끼고, 여성은 출산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가졌다.
기혼자가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자녀 유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자녀가 없는 기혼자는 ‘아이를 낳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9.1%)’, ‘육아에 드는 개인적 시간-노력을 감당하고 싶지 않아서(11.8%)’ 등 출산에 대한 동기부여와 관련됐다. 반면 자녀가 있는 기혼자는 ‘자녀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17.3%)’,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15.3%)’ 등 출산을 경제적 문제로 인식했다.
‘결혼 의향이 없다’는 미혼남녀(544명) 중 38.6%가 정부 정책과 기업지원이 대폭 확대되면 결혼 의향을 바꿀 수 있는 유동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1.4%는 정부 정책과 기업 지원과 무관하게 비혼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고정층이었다. 정책여건이 바뀌면 결혼 의향이 있다는 ‘결혼 유동층’은 남성(42.9%)이 여성(34.8%)보다 많았다. 연령대별로 30대(41.7%), 20대(40.5%), 40대(31.4%)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