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4.07.03 05:00:00
2차 베이비부머들의 거대한 은퇴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1964~1974년 사이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부머 954만 명이 올해부터 2034년까지 11년간 연차적으로 법정 은퇴연령(60세)을 맞는다. 한국은행은 그제 이들의 은퇴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60대 고용률이 현 수준(58.3%)을 유지할 경우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진행되는 기간(2024~2034년)에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0.38%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책이나 입법을 통해 적절히 대응할 경우 성장률 낙폭을 0.16~0.24%포인트까지 줄일 수 있다고 봤다.
베이비부머 은퇴의 1차 파동은 이미 한 차례 우리 경제를 휩쓸고 지나갔다. 1955~1963년 사이에 출생한 1차 베이비부머 약 700만 명이 2015~2023년 사이에 법정 은퇴연령을 맞았다. 이 기간에 이들의 은퇴로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연평균 0.3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한은은 추정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앞으로 닥칠 2차 베이비부머 은퇴로 인한 성장률 낙폭(0.38%포인트)이 1차 때보다 크다는 점이다. 은퇴 집단 규모가 954만 명으로 1차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에 인구 고령화의 후유증을 본격적으로 안길 2차 베이비부머는 한국이 경제 개발을 가속화하는 시기에 태어난 세대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들은 11년간 1050만 명 정도가 태어나 현재 954만 명이 생존하고 있다. 이전 세대에 비해 학력 수준이 높고 상당한 경제력도 갖추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한국경제가 고도 성장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하는 원천이었으며 고도 성장의 과실을 누린 세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의 은퇴는 한국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주춧돌이 빠져나가는 것과 같다.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마무리 되는 2030년대 중후반에 가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0%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들이 산업 현장에 계속 머물 수 있게 해야 한다. 보고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60대 고용률을 높여 은퇴 충격을 최소화 해야 한다. 정년연장, 계속고용제 등 고용연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