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세계 최고사양 군사정찰위성 개발 참여…'킬체인' 책임진다

by김관용 기자
2024.01.19 05:00:00

지난 달 미 스페이스X ''팰컨9'' 통해 군정찰위성 발사
KAI, EO/IR 및 SAR 등 군사정찰위성 개발 참여
초소형 SAR 위성 개발 등에도 중추적 역할 수행

[사천(경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의 첫 정찰위성이 지난 달 2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 X의 ‘팰컨 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올랐다. 정찰위성 1호기는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7호’를 기반으로 EO/IR(광학/적외선) 탑재체를 장착한 초고사양 위성이다. 이후 올해 순차적으로 정찰위성 2·3호기도 발사될 예정이다. 총 5기의 정찰위성 중 2~5호기는 레이더를 탑재한 SAR 위성이다.

이들 군 정찰위성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 공장에서 조립·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KAI는 다목적실용위성 1호부터 7호까지 개발에 참여했다. 차세대중형위성, 정지궤도복합위성, 한국형발사체 개발 사업 등 지난 30년간 정부가 추진해 온 우주사업에 참여하며 국내 민간 우주 사업화를 주도적으로 수행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KAI는 2018년 11월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정찰위성 1호기인 EO/IR 위성의 본체 주관개발 계약 체결을 체결하고 핵심 구성품과 위성 본체를 개발했다. 시스템 공동설계와 조립·시험에도 참여하는 등 정찰위성 개발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23년 12월 2일(현지시간) 군 정찰위성 1호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컨 9을 통해 발사되고 있다. (사진=스페이스X)
전자광학 및 적외선장비 탑재 위성, 즉 EO/IR 위성은 가시광선을 활용해 지상을 직접 촬영한다. 고해상도의 선명한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날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구름이 많이 낄 경우 지상 정찰에 일부 제한이 있다. 우리 군이 EO/IR 위성에 더해 SAR 레이더도 확보하는 이유다. SAR 위성은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드는 방식으로 날씨와 관계없이 지상을 관측할 수 있다.

정찰위성 2호기인 SAR 위성은 현재 지상에서 우주환경 모의시험시설을 통한 개발 시험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2월 중 시험평가를 완료하고 3월 미 플로리다 케이프캐너버럴 우주군 기지발사장으로 이동한다. 1개월간의 발사 준비과정을 거쳐 4월 초에 발사될 예정이다. 3호 위성 역시 현재 위성체 조립이 완료돼 개발시험평가에 착수했다. 9월께 개발시험평가를 완료한 후 11월 발사될 예정이다.



KAI는 SAR 정찰위성의 개발 전반에도 참여하며 우리 군의 감시정찰 능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18년 11월부터 국방과학연구소가 주도해 개발하고 있는 SAR 정찰위성의 시제 제작 주관업체로 선정돼 SAR 위성체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군 정찰위성은 해상도 0.3~0.5m의 고성능 중대형급 위성이다. 차량의 종류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세계 최고 수준 사양이다. 1기의 EO/IR 위성과 4기의 SAR 위성을 통해 우리 군은 북한을 2시간 마다 정찰한다는 구상이다. 북한의 도발 징후를 미리 탐지해 대응하는 선제타격체계, 이른바 ‘킬체인’(Kill-Chain)의 ‘눈’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더해 우리 군은 초소형 SAR 위성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는 초소형 SAR 위성과 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지난 달 5일 우리 군은 초소형 SAR 위성 시제품을 고체 연료 기반 우주발사체에 실어 시험발사했다. 이론상 소형 SAR 위성 32대를 띄우면, 30분 간격으로 북한 등 한반도 주변을 정찰할 수 있다. 우리 군은 총 40여대의 소형 SAR 위성을 쏘아올린다는 계획이다. 초소형 SAR 위성의 해상도 역시 ‘서브미터’ 즉, 1m 이하로 최대 0.3m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국방과학연구소와 지난 해 5월 계약을 체결해 초소형 SAR 검증 위성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초소형위성 양산과 군집 운영을 통해 주요 관심지역을 24시간 빈틈없이 들여다보는 감시체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