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S 공포…박스권 갇힌 코인
by최훈길 기자
2022.07.11 07:21:29
비트코인 2만달러대로 약세 지속
시가총액 10위권 코인 모두 하락
美 물가 발표, 韓 금리 인상 앞둬
사우디 찾는 바이든, 유가 주목
“코인 리스크 지속” 투자 주의보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코인 시장이 박스권에 갇혔다. 전반적인 자산시장 전반이 움츠러든 데다 이번 주에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앞두고 있어서다. ‘S(스테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급등) 공포’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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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오전 7시10분 기준)는 2만970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4% 가량 하락했다. 같은 시각 국내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3.11% 하락한 2731만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등 시가총액 10위권 코인 모두 하락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여전히 1조 달러를 밑돌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9335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 밤 9507억달러대까지 상승했던 시가총액에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투자 심리는 여전히 약세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가 제공하는 ‘공포-탐욕지수’는 지난 10일 기준 35.75점으로 ‘공포’로 나타났다. 1주일 전(27.47·공포)보다 소폭 올랐지만, 전날(39.08·공포)보다 하락한 수준이다. 이 지수는 업비트 원화시장에 2021년 2월 이전 상장한 111개의 코인에 대한 지수다. 0으로 갈수록 ‘매우 공포’로 시장 위축을, 100으로 갈수록 ‘매우 탐욕’으로 시장 호황을 뜻한다.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건 이번 주에 곳곳에서 긴축 움직임이 감지돼서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오는 13일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문조사를 통해 전년동월대비 8.8% 물가 상승을 전망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무려 41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연준이 이달 26~27일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여 코인 시장이 더 위축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3일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JP모건, 모건스탠리,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금통위가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등 시가총액 10위권 코인 모두 11일(오전 7시10분 기준) 하락했다. (사진=코인마켓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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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가를 잡을지도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순방한다. 인권 문제를 이유로 사우디와 거리를 둔 바이든이 ‘산유국’ 사우디와 얼마나 관계개선을 할지가 관건이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회복에 나선 바이든이 S 공포를 얼마나 줄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오는 15~1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19~20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 등도 시장이 지켜보는 일정이다. G20에서는 각국의 경기 대응, 옐런 방한에서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및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코인 투자를 당부했다.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Xangle)’을 운영하는 크로스앵글은 위클리 리포트에서 “6월 초 시작된 (가상자산 업체) 셀시우스와 스리애로즈캐피털(3AC)의 유동성 리스크의 여파가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며 “3AC는 그동안 다수의 기관들에서 대출을 받아 크립토 투자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이 여파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데일리 7월9일자 <바닥이니 코인 사라? 3가지 무서운 리스크>)
미국 웰링턴매니지먼트의 닉 사물리한 부사장은 “전망이 불확실할 때는 경제 상황에 대체로 무관한 현금 흐름을 가진 곳에 투자하는 게 낫다”며 “연준이 다음에 어떤 일을 하는지, 물가상승률과 성장률이 어떻게 되는지를 지켜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