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세대 실손보험 갈아탄다면...보험료·건강상태 체크하세요"

by전선형 기자
2022.05.30 07:12:51

최정우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안양지역단 관양 지점장

[최정우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안양지역단 관양 지점장] 현재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의 최대 고민은 바로 ‘4세대 보험으로 갈아타야 하나’일 것이다. 기존 보험을 그대로 유지하자니 불어나는 보험료가 부담이고 갈아타자니 보장이 줄어들까 걱정되서다.

보험사들은 “지금 가입하고 있는 실손보험을 ‘4세대 실손’으로 변경하면 매월 보험료가 10~70% 인하될 수 있다”며 “변경 후 1년간 월 보험료의 50% 할인도 해주겠다”며 고객들을 현혹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갈아타기’가 정답일까?

일단 실손보험을 갈아타기 전 각 세대별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자.

실손보험은 2009년 6월까지 판매한 1세대(구 실손), 2017년 3월까지 판매한 2세대(표준화 실손), 2021년 6월까지 판매한 3세대(착한 실손), 그리고 2021년 7월 이후로 판매된 4세대로 나뉜다. 올해 1월 생·손보험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2009년 7월~ 2017년 3월까지 판매한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가장 많다.

4세대 실손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큰 변화가 있는 부분이 바로 보험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0세 남성 기준 4세대 실손보험의 월 보험료는 1만877원으로 1세대(4만2467원)에 비해 3만1590원 저렴하다. 3세대(1만2184원)에 비해서도 약 12% 정도 저렴하다.

또한 4세대부터는 개인별 보험금 청구금액에 따라 보험료 조정을 차등 적용하기 때문에 연중 보험금 청구가 한 번도 없었다면 매년 5% 내외의 보험료 할인을, 100만원 미만 수준의 보험금 청구만 했다면 보험료 할증이 없다. 반면 연 300만원 이상의 보험금 청구가 있다면 최대 300% 할증이 되기 때문에 과잉진료에 대한 주의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럼 세대별 보장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1세대 실손이 2세대로 넘어오면서 ‘3치(치매, 치과, 치질) 보장’이 추가됐던 것처럼 실손은 세대가 변경되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보장영역을 추가한다. 4세대는 3세대까지 보장하지 않았던 불임 관련 질환과 선천성 뇌질환, 피부질환 등 급여질환에 대한 보장을 하고 있다.



반면에 1·2·3세대에서는 보장했던(3세대에선 특약으로 보장) 비급여 도수치료와 주사제는 보장가능 요건이 강화돼 과잉의료 이용은 어려워졌다. 또한 갱신주기도 15년이었던 3세대와 달리 4세대 실손보험은 갱신주기가 5년으로 줄어들면서 이전보다 짧은 주기로 보험료와 보장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

자기부담금도 다르다. 1세대 실손이 지속적인 손해율 증가로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르지만 가입자가 줄지 않은 이유는 실손보험금 청구 시 자기부담금이 없어서다. 1세대 실손은 본인부담금이 없고, 2세대부터는 10~20% 수준의 자기부담금을 내야 했다. 이번 4세대는 3세대와 비교해서 건강보험공단에서 보장하는 급여부분을 보상받으면 자기부담금이 10%에서 20%로, 비급여는 20%에서 30%로 급여와 비급여 모두 자기부담금이 각각 10%씩 인상했다.

정리하면 실손보험이 4세대로 넘어온 배경은 과잉진료와 부당 보험금 청구를 줄여 일부 가입자로 인한 손해율을 줄이고, 평균적인 가입자들의 월 보험료 부담도 줄여 유지율은 높이자는 것이다.

세대별 실손보험을 파악했다면 이제 어떤 상품이 나와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

실손보험은 혜택을 보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 상품이다. 보험료가 부담된다면 실손보험 유지는 물음표가 될 수 밖에 없다.

둘째는 현재 건강상태와 진료계획 등을 고려해봐야 한다. 질병이나 상해의 후유증으로 정기적으로 받는 비급여 치료가 있다면 4세대 실손에서는 실손 청구금액에 따라 보험료가 매년 인상될 수 있어 가입중인 상품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 실손보험금 청구가 거의 없어 보험료 내는 것이 아깝다고 느끼는 가입자나 결혼과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가입자라면 불임, 난임에 대한 보장이 추가된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실손보험의 역설이란 말이 있다. 실손보험은 젊은 나이엔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이 가능하지만 막상 청구할 일이 많지 않고, 나이가 들면 보험금을 청구할 일은 많아지는데 보험료가 너무 비싸 오히려 해지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역설적인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실손보험의 전환가입은 본인의 경제적인 상황과 건강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하지만, 당장의 몇 년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