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 시총 한 달 만에 13조 증발
by김겨레 기자
2022.04.19 06:05:00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
한 달 만에 99조→86조로 감소
美긴축·성장 둔화 전망에 외인·기관 이탈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이 85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99조원까지 회복한 지 한 달 만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035720)(-1.05%)·카카오페이(377300)(-3.04%)·카카오뱅크(323410)(-1.73%)·카카오게임즈(293490)(-1.68%)는 전 거래일 대비 일제히 하락 마감했했다. 그룹 합산 시가총액은 85조7700억원이었다.
카카오그룹 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100조원이 무너진 뒤 카카오페이 임원 ‘먹튀’ 논란 등이 겹치며 77조원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내면서 지난달 18일 다시 99조원을 회복했다. 하지만 한 달 사이 13조원 이상 증발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말 고점(127조원)과 비교해선 40조원 이상 감소했다.
카카오그룹 계열사는 한 달 사이 일제히 10% 이상 하락했다.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카카오게임즈로 17.62% 급락했다. 카카오뱅크(-12.86%) 카카오(-11.36%) 카카오페이(-10.53%)도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05%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0.4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카카오그룹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그룹 주가 하락은 미국의 긴축으로 인한 성장주 투심 악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전선호 심리가 고조되면서 성장주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이 이탈하는 모양새다. 반면 개인은 최근 한 달 동안 4개 종목 모두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카카오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0년과 지난해 카카오와 계열사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화로 급성장한 만큼 향후 광고 및 커머스 등의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다. 아울러 올 초 전 직원 연봉을 15% 인상하는 등 인건비도 증가할 예정이다.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면서 삼성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현대차증권은 14만원에서 13만원으로 내렸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뱅크의 매수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플랫폼 경쟁력에 기반해 수수료 이익을 창출하기에는 카카오페이의 존재로 신규 사업 진출에 제약이 있다는 이유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오딘’의 흥행 성공에도 전환사채 행사와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희석 우려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