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뉴LG 3년]"결국은 고객"…구광모의 'LG팬 만들기' 특명

by배진솔 기자
2021.06.23 06:00:00

2018년 6월 취임 후 세 번의 신년사…고객가치 경영 메시지
LG 제품부터 판매·서비스·사후관리 ''고객 경험'' 기반 변화
AI·빅데이터 기술 적극 활용해 "고객 모든 경험 여정 살펴야"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 보았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

2019년 8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차세대 OLED 시장 선도를 위한 핵심 공정 기술인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에 대해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논의하는 장면(사진=LG)
구광모 회장이 지난 2018년 6월 ㈜LG 대표로 취임한 후 다음해 첫 신년사를 통해 한 말이다. 구광모 회장은 당시 “최신 기술을 과시하는 제품과 서비스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 하면 한 순간에 사라진다”며 LG가 ‘고객가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구 회장은 고객가치의 개념을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등 세 가지로 정의했다.

구 회장은 해마다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구체화해 실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세 번의 신년사 모두 ‘고객 가치’를 강조했고 단계별로 제시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모든 것을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발굴해 청취하고 관리해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 회장이 30여 차례에 걸쳐 매장과 고객센터 등 고객접점 현장을 살펴보고 직접 고객가치 실천 사례를 공유하고 보완점을 논의하는 ‘고객의 소리’ 회의에도 참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 구 회장은 ‘고객 가치’에서 한층 더 나아가 고객을 ‘LG의 팬’으로 만드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G그룹 내 계열사에서는 제품부터 서비스, 판매, 사후 관리 서비스까지 고객이 LG를 경험하는 전체 과정에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4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대표적인 사례다. 48인치는 OLED TV 시장에서는 비교적 크기가 작아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객 초세분화를 통해 고화질로 게임을 즐기는 수요가 있음을 발견해 출시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게이밍 전용 TV로 돌풍을 일으키며 LG 팬덤화에 기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월 평균 150만명이 이용하는 ‘U+아이들나라’의 모니터링을 위한 고객 커뮤니티 ‘유플맘 살롱’도 초세분화를 통해 팬덤화에 성공한 좋은 예다. 현재 70여명의 회원들이 키즈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LG와 관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판매와 서비스 등에서도 고객이 말하지 않은 숨은 요구와 페인 포인트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도입한 원뷰(고객 접점간 정보통합) 시스템이 사례 중 하나다. 고객이 LG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구매부터 설치, 이전, A/S 등 과정을 한 눈에 보고 보완할 수 있다.

구 회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적극 활용하라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존의 틀과 방식을 넘는 새로운 시도가 작지만 중요한 차이를 만들고 비로소 고객 감동을 완성한다”며 “고객의 모든 경험 여정을 세밀히 이해하고 고객의 삶에 더 깊이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