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시내 한복판 갑자기…묻지마 폭행에 멍드는 시민
by박기주 기자
2020.08.15 07:23:27
길거리서 ‘날벼락’…묻지마 폭행에 시민들 ‘불안’
'위안부 기림일' 밤새 檢 조사 받은 윤미향
‘보험금 95억원 만삭 아내 사망 교통사고’ 남편 무죄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곳곳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묻지마 폭행’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서울역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폭행을 당한 데 이어 이번 주에만 강남과 신촌 등 시내에서 일반 시민을 때리고 도망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죠. 경찰은 이를 막기 위해 특별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시내 한복판 묻지마 폭행 △윤미향 첫 검찰 조사 △‘만삭 아내 사망’ 남편 보험사기 무죄 등입니다.
| 서울역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폭행하고 달아난 이모(32)씨가 용산경찰서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앞두고 추가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철도경찰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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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서 ‘날벼락’…묻지마 폭행에 시민들 ‘불안’정말 왜 이러는 걸까요. 사람들이 많은 시내 한복판에서 모르는 사람들을 때리는 이른바 ‘묻지마 폭행’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밤 12시 40분, 서울지하철 7호선 논현역 인근에서 택시를 잡으려던 한 여성 A씨는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한 남성이 자신에게 다가와 얼굴을 가격하고 달아난 것입니다. 이날 피해자는 A씨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 전후로 강남 일대를 돌아다니며 그가 때리고 달아난 여성 피해자만 7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남성은 사건이 알려진 후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는데요. 해당 남성과 피해자들은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죠. 그는 “술에 취해 저지른 범행”이라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번 사안이 심야시간에 불특정 다수의 여성만을 상대로 폭행한 점 등을 볼 때 사안이 무겁다고 판단해 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황당한 묻지마 폭행 사건은 서울 신촌에서도 벌어졌습니다. 그것도 대낮에 말이죠. 이번 피해자는 남성입니다. 신촌역 인근 카페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한 30대 남성에게 누군가 다가와 다짜고짜 싸우자며 머리로 얼굴을 들이받고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자 그는 바로 도망쳤습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사회적으로 공분을 산 사건이 있었죠.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처음 보는 30대 여성에게 욕설을 퍼붓고 얼굴을 가격해 광대뼈가 함몰되는 사건입니다. 그 역시 피의자와 피해자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습니다. 최근 검찰은 그에게 폭행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처럼 ‘묻지마 폭행’이 연이어 벌어지고 시민의 불안이 커지자 경찰이 칼을 뽑았습니다. 다음달 1일부터 60일간 특별단속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 특별단속에는 각 경찰서 강력팀이 전담해 나설 예정인데요. 흉기 등을 사용한 중대 범죄 외에 경미한 사건의 경우에도 전과나 신고이력 등이 있다면 이를 더 세심하게 들여다 볼 방침입니다.
특히 여성이나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강력사건으로 간주해 엄정하게 다루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위안부 기림일’ 밤새 檢 조사 받은 윤미향올 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 논란. 그 중심에 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13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서부지검에 들어선 그는 이튿날 오전 4시 5분까지 무려 14시간 30분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가 조사를 받고 나온 날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습니다.
윤 의원이 조사를 받은 건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약 3개월 만에 이뤄진 시점입니다. 그동안 ‘윤 의원에 대한 수사가 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죠.
검찰의 수사는 핵심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도 이를 정의연 회계 공시에 제대로 적시하지 않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장례식 조의금을 개인 계좌를 받았다는 의혹 등의 부정 회계 논란이 첫 번째입니다.
또한 경기도 안성에 설립한 힐링센터를 지인에게 비싸게 매입했다는 의혹도 주요 수사의 대목 중 하나죠.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이 할머니 쉼터 등 제공을 목적으로 기부한 10억원 규모의 기부금 중 7억5000만원을 들여 힐링센터 부지 및 건물을 매입했는데, 당시 해당 건물을 매도한 한 인물이 윤 의원의 지인이라는 사실과 매입가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더해지면서 도덕성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진 바 있습니다.
여기에 윤 의원이 수차례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자금 출처가 의심스럽다는 의혹까지 전방위적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이 들여다봤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 의원의 출석 조사는 해당 사건을 재판에 넘기기 위한 막바지 작업으로 보는 시선도 많습니다. 이어지는 국회 일정 때문인데요. 오는 18일 임시국회가 개회되면 윤 의원은 불체포 특권을 다시 갖게 되죠. 이 경우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면 국회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보험금 95억원 만삭 아내 사망 교통사고’ 남편 무죄1심과 2심에서 유·무죄 판단이 엇갈렸던 ‘보험금 95억원 만삭 아내 사망 교통사고’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남편이 금고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남편 이모(50)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두 가지였는데요. 법원은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적용해 금고 2년을 선고했고, 살인을 전제로 적용된 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는 무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 졸음운전을 했다는 판단입니다.
이 사건은 지난 2014년 발생한 사건의 판결인데요. 당시 새벽 경부고속도로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던 이씨는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같이 타고 있던 캄보디아 국적의 임신 7개월이었던 아내(당시 24세)는 숨졌죠.
이 사건은 여러모로 의심스러운 대목이 많았습니다. 사고 두 달 전 30억원 규모의 보험에 추가로 가입하는 등 아내 앞으로 95억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 계약이 돼 있던 겁니다. 사망한 아내의 혈흔에서는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죠.
하지만 법원은 보험금 95억원 중 54억원이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닌데다 피고인 혼자가 아닌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지급받게 돼 있다는 점과 아이를 위한 보험도 많이 가입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없ㅤㄷㅓㅆ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수면유도제 성분도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성분이라는 점도 법원 판단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판결은 확정된 건 아직 아닙니다. 대법원 재상고라는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파기환송심 결과가 재상고를 통해 다시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