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반등, 유류세 인하 종료…올해 국내 기름값 폭등설 솔솔
by남궁민관 기자
2019.03.08 05:0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제유가가 지난해 말 저점을 찍고 최근 빠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름 가격 역시 뚜렷한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더해 오는 5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직후 국내 기름 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흘러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기름값 역시 이같은 국제유가의 흐름을 한달여 안팎으로 후행, 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전환한 모양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수입해 사용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26일 배럴당 49.52달러를 기록한 이후 3월 6일 65.85달러까지 올라섰다. 국내 기름 가격은 이같은 국제유가 흐름을 한달여 정도 후행하는 모습다. 휘발유는 올해 2월 15일 리터당 1342.24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3월 7일 1351.51원으로, 같은 기간 경유 역시 1241.52원에서 1251.65원으로 연일 오르고 있다.
향후 국제유가 추이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관련업계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유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WTI(서부텍사스원유) 기준 유가 60달러를 목전에 두고 지난달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최근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불만을 표하며 OPCE(석유수출국기구) 감산에 대해 재차 압박을 가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OPEC 및 회원국들은 글로벌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이하로 낮아질 때까지 감산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OPEC 감산 뿐 아니라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강화와 5월 이란 제재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있어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국제유가 방향성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군다나 5월은 일반적으로 계절적 성수기인 하절기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재고를 비축하는 시기인만큼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추가적 동력도 상존하는 상황. 한국석유공사 관계자 역시 “국내 제품가격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됨에 따라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기름 가격 역시 3~4월 지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특히 5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 시점이 겹친다는 점에서 소비자 부담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 것이란 우려가 흘러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고용·경제 상황에 따른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 중 하나로 유류세 인하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휘발유와 경유, LPG 등에 부과되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15% 인하키로 했다. 기간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올해 5월 5일까지 6개월 간이다. 휘발유는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라 리터당 123원 저렴해지는 효과를 누리고 있으며 경유는 87원, LPG는 30원 수준 인하된 상황이다. 반대로 이같은 조치가 종료된 이후인 5월 휘발유와 경유 등은 리터당 100원 안팎의 큰 폭 인상이 불가피해보인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된 직후 각 주유소별 재고 소진에 따라 원상복구된 유류세가 적용돼 휘발유, 경유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서울과 같은 대도시 재고 소진이 더 빠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인상 폭 및 속도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세 등을 고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마당이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관측과 관련 “유류세 인하 연장을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349.18원, 서울은 1450.7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표.(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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