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특징주]②시총 '반토막' 툴젠, 코스닥 이전 '언제'

by이명철 기자
2018.09.22 06:10:03

'유전자 가위' 특허 논란에 투자자 우려 ↑
1조원 넘었던 시총, 최근엔 6000억원대로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말라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특히 호재와 악재가 뒤엉켜 등락을 반복하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표정은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바뀌곤 한다. 하반기 투자자들을 유난히 웃기고 울렸던 종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종목팀 기자들이 격론 끝에 5개 종목을 추려봤다. 제일제강(023440)과 동성제약(002210), 나노스(151910), 녹십자셀(031390), 툴젠이 주인공이다.<편집자 주>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넥스 대장주 툴젠이 특허권 소유 논란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때 1조원이 넘던 시가총액은 6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스닥시장 이전상장을 앞두고 터진 악재에 투자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툴젠은 국내 유일한 유전자 가위 업체다. 유전자 가위란 DNA의 특정 서열을 제거, 수정, 삽입해 문제되는 유전자만 잘라내고 새로운 유전자로 바꾸는 기술을 일컫는다.

회사는 1,2,3 세대 기술을 자체 개발해 글로벌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췄다. 3세대 유전자 가위(RGEN)는 기술 응용분야 중 하나인 식물 GMO 관련 규제 극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기술적 우월성에 대해서 부각 받고 있으며 최근 4세대 유전자 가위에 대한 성능을 입증하면서 기술 경쟁력이 부각됐다.

현재 유전자 가위를 체내에 넣어 안과, 간질환, 말초신경질환 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암 치료제(CAR-T)에서는 적응증 확대와 치료제 효능 강화가 가능하다.



최근 개발 범위는 혈우병, 리소좀 축적질환, 대사질환 같은 희귀병 치료제로도 파이프라인을 넓혀가면서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달에는 이사회를 열고 코스닥 이전상장을 결정했다. 제약·바이오업체로는 최초로 테슬라 요건 상장(적자기업 특례상장)을 적용할지 여부도 관심사였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5만원 이하에 그치던 주가는 올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 지난 2월에는 16만88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1조800억원 수준이다.

잘나가던 회사 주가가 주춤한 것은 툴젠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소유권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이달 초 한 매체는 김진수 툴젠 대표가 서울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 당시 23억원 가량의 세금을 지원 받아 개발한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특허권을 툴젠에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정당하고 적법한 계약에 근거해 유전자 가위 특허권을 이전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코넥스시장에서 주가는 폭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0~11일 이틀간 툴젠 주가는 29.8%나 급락했다. 14일에는 고점대비 반토막 가량으로 떨어진 8만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코스닥시장 상장 여부다. 툴젠은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는 테슬라 요건을 활용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당장 실적은 부진해도 기술력만 있다면 상장토록 한 제도인데 가장 중요한 기술력에 대한 의심이 불거진 상황이다.

아직까지 특허권 소유권 논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속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장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변동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