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웃은 국내 의류업계, 지난해 매출 ‘쑥’

by성세희 기자
2018.02.21 05:30:00

''디스커버리 열풍'' F&F, 사상 최대 실적 기록
3년만에 흑자 전환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영업익, 4분기에만 40% 이상 급등

지난해 품절대란을 일으킨 ‘디스커버리’ 레스터 패딩.(사진=F&F)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겨울 한파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시작한 ‘롱패딩(벤치 파카)’ 열풍이 의류업계 매출 신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업계 매출액이 지난해 11월부터 증가하면서 고전하던 의류업계를 살렸다. 특히 지난해 최고 인기를 끌었던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등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20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의류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 의류 매출액 증가율도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수치인 8.6%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도 2.3% 증가하면서 부진했던 업황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의류 소매판매액은 대체로 2016년보다 감소했다. 특히 백화점 남성의류 매출액은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9.4%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한 달 만에 전년 대비 7.6%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동·스포츠 백화점 매출액도 2016년보다 20.1% 이상 급증했다.

한 달 만에 매출액이 반전 상승한 비결은 이른 한파였다. 또 롱패딩 인기가 겨울 패션업계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올해 롱패딩 최대 수혜자는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등을 보유한 F&F(007700)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6년보다 115.9% 증가한 984억9761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48.5% 늘어난 751억2901만원을 기록했다.



F&F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등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3% 증가한 54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433억원으로 42.6% 늘었다. F&F 주요 브랜드인 디스커버리와 MLB는 각 55%와 2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파 특수는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국내 주요 패션업체도 지난해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은 3년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부문 연간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 가운데 4분기 영업이익이 380억원으로 한파 특수를 누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겨울철 성수기 영향 등으로 패션 부문 영업이익을 비롯한 지난해 실적이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LF(093050)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년 대비 40% 가까이 급증했다. LF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6년보다 39.4% 증가한 1101억4601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약 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했다. SK네트웍스(001740) 인수로 재고 손실을 반영해 영업적자를 낸 한섬(020000)도 매출액은 2016년보다 72.6% 증가한 1조2286억7578만6000원을 기록했다.

국내 의류업계는 한파로 인한 반짝 효과에 안주하지 않고 새해에도 좋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 시작된 이른 한파로 롱패딩 등이 유행하면서 의류업계가 위기를 딛고 살아났다”라면서도 “의류업계가 전반적으로 저성장 국면이라 올해 실적을 내기 위해 유통 효율화와 브랜드 정리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