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IB우먼파워]④"될성부른 기업은 끝까지 믿는다"
by성선화 기자
2017.04.28 06:00:00
'IPO 베테랑' 하진수 NH투자증권 ECM2팀 부장
[이 기사는 4월 28일(금) 오전 6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기업공개(IPO·상장)가 성사된 기업 하나하나가 마치 자식과 같습니다. 기업의 일생에서는 딱 한 번 뿐인 일이잖아요. 마치 결혼과도 같다고 할까요?”
하진수(46·사진) NH투자증권 주식자본시장(ECM)2팀 부장은 10여년간 IPO를 담당해온 NH투자증권의 간판 스타다. 올해 1분기에만 2205억원의 IPO를 주관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해태제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소위 대어(大漁)들을 연이어 상장시키면서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IPO 마당발로 통한다.
27일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에 만난 하 부장은 또렷한 이목구비에 걸맞게 IPO에 대해 거침없이 얘기했다. 하 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상장사로 임플란트 제조업체 ‘덴티움’을 꼽았다. 덴티움은 한국증권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투서가 들어와 1년 이상을 끌다 올 2월에야 간신히 공모에 성공했다. 기업을 신뢰하고 진위를 파악하고 거래소를 설득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는 “투서의 내용만 믿고 상장을 포기할 수 있었지만 덴티움을 끝까지 믿었다”며 “결국 진실은 밝혀졌고 우여곡절 끝에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펩타이드 전문업체 ‘펩트론’, 자가혈당 측정기로 알려진 ‘아이센스’ 등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미승인 기업들이 하 부장의 손을 거쳐 IPO에 성공했다. 그는 “대기업 이외에 내가 아니면 안 되는 기업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상장 후엔 너무나 애뜻하고 자식같다”고 말했다. 하 부장의 경력 만큼이나 오랜 인연을 맺은 기업들도 많다. IPO를 앞두고 거래소와 사전협의에 들어가는 코오롱 계열사인 ‘티슈진’는 지난 2007년부터 상장을 준비해 왔다. 티슈진은 미국에 법인을 둔 바이오 기업이다. 제주항공, 경보제약 등의 IPO도 10년 전부터 인연을 쌓아왔던 사람들이 하 부장에게 다시 일을 맡긴 경우다. 앞서 하 부장은 애경그룹(제주항공)과 종근당 홀딩스(경보제약)의 지주사 분할 당시 실무 업무에 참여했었다. 그는 “여성으로서 유리한 점은 감성적으로 기업에 동화되기 쉬운 것”이라며 “가장 좋은 시점에 가장 예쁜 모습으로 시장에 선보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기업과 시장을 보는 눈이 균형잡혀 있지 않다면 기업에게 잘못된 조언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 부장은 최근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지난해 4건의 중국 기업을 상장시켰다. 올해도 미국, 중국 등 해외 기업들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 상장하는 해외 기업들이 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중국 기업의 경우 회계가 불투명하고 검증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서다. 하 부장은 “직접 현장을 방문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며 “공장에 트럭이 많고 활발히 돌아가고 주차장에 외제차가 많다면 성장하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투자자들에게 투자기회를 넓히는 측면에서 보다 많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상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중국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 아니라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