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PE, 오랜 공백 깨고 펀드 조성 `꿈틀`
by김영수 기자
2016.02.03 06:10:0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의 프라이빗에쿼티(PE) 하우스인 신한·우리PE(독립자회사)가 오랜 공백을 깨고 새로운 펀드 조성을 위한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설정 운용하고 있는 펀드의 포트폴리오 정리가 막바지에 이른데다 앞으로의 펀드레이징을 위한 트랙레코드(펀드운용실적) 관리 차원에서다.
신한PE는 국내 사모투자펀드(PEF)가 법제화된 2004년 이듬해인 30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신한-국민연금 1호)를 조성하고 삼보컴퓨터의 대주주인 셀런(CB·구주 매입)과 CJ미디어(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에 투자했다.
2008년 4600억원 규모로 조성된 2호 펀드는 한국타워크레인, 에버다임, 이투스, SK건설, 전주페이퍼 등에 투자했으며 이중 전주페이퍼를 제외한 포트폴리오는 투자회수(엑시트)를 마쳤다. 2호 펀드의 수익률을 좌우할 전주페이퍼의 실적은 썩 좋지 않다. 신문용지 업황 악화와 단가인하 압력이 실적부진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LP들과의 협의를 통해 펀드 만기를 올해 6월말까지 연기한 상태다.
펀드약관상 최대 2년까지 만기연장을 할 수 있어 전주페이퍼의 실적 상황에 따라 내년 6월말까지 1년 더 연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와 함께 펀드의 운용성과를 높이기 위해 전주페이퍼의 턴어라운드를 위한 전략적인 방안도 신한PE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한PE는 전주페이퍼의 엑시트 전략을 검토하는 동시에 3호 펀드 조성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트렉레코드가 다소 짧다는 점을 고려해 블라인드가 아닌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위해 현재 5~6곳에 대한 투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PE는 지난 2014년말 2대 사장이었던 양기석 전 사장(현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의 후임으로 김종규 신한PE 전무를 사장으로 승진시킴으로써 새로운 체제 변화도 모색했다. 새롭게 조성되는 3호 펀드는 김종규 사장의 취임후 첫 작품인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PE는 2005년 설립후 2개의 블라인드펀드와 1개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했으며 총 운용자산(AUM)기준으로는 1조원 정도다.
2006년 3440억원 규모로 결성된 1호 펀드는 AIG빌딩, 신텔, 금호종금, 이랜드홀딩스(이하 엑시트), 유피케미칼 등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됐다. 미매각 자산으로 남아 있는 유피케미칼의 경우 최근 최대주주인 우리르네상스홀딩스(우리·대우증권PE, 웅진캐피탈)가 국내외 IB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매각주관사 선정작업에 돌입, 매각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2009년 12월 설정한 2호 펀드(우리-블랙스톤코리아어퍼튜니티 1호)는 6061억원 규모로 IMK(아이마켓코리아), 현대로지스틱스, NS홈쇼핑(이하 엑시트),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 등에 투자했다. 올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 상장(IPO)을 추진하고 있는 아쿠쉬네트에 대해 우리PE는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상환우선주(RCPS) 등 총 1400억원을 투자했다. 아쿠쉬네트의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2호 펀드의 청산수익률(IRR)이 좌우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2년 10월에 612억원 규모로 설정한 3호 펀드(우리콜럼버스 1호)는 전기아연도금강판 제조업체인 광주두원에 투자(지분 67%)한 프로젝트 펀드다. 광주두원은 LEDTV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전기아연도금강판 제조에서 중국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로, 두원스틸의 100% 자회사다.
우리PE는 올해 새로운 펀드 조성을 위해 연기금 등의 블라인드펀드 출자 계획에 맞춰 콘테스트에 응모하는 동시에 좋은 투자 대상을 물색해 프로젝트 펀드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우리PE는 메릴린치 출신인 김명호 투자본부장(CIO, 전무)이 약 7년간 운용을 맡아왔으며 올해 초에는 우리은행에서 WM사업단 상무,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등을 지낸 김옥정 신임 대표가 취임함으로써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