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웃나라] 가난한 유학생 구세주 '타베호다이'

by김태현 기자
2015.08.23 07:24:13

일본 고깃집 체인 ‘규카쿠’(牛角) 타베호다이 팜플렛 (사진=규카쿠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물가가 비싼 일본에서는 외식 한번 하기 어렵다. 특히 단체로 모이는 동창회나 회사 회식을 하려고 하면 일 인당 5000~8000엔(약 4만8500~7만7600원)이 드는 건 예삿일이다. 거기다 술까지 곁들이면 1만엔을 훌쩍 넘는다.

특히 쇠도 씹어먹을 정도로 먹성은 좋지만 지갑 사정이 좋지 않은 가난한 일본 유학생들에게 외식은 꿈만 같은 얘기다. 이런 유학생들에게도 구세주가 있으니 바로 ‘타베호다이’(たべ放題)와 ‘노미호다이’(のみ放題)다.

타베호다이와 노미호다이는 일본어로 ‘먹다’(たべる), ‘마시다’(のむ)와 ‘맘껏’(放題·호다이)을 합친 합성어다.

일정한 금액을 내고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뷔페와 흡사하지만 다른 점도 많다. 일단 타베호다이와 노미호다이는 90분이면 90분, 시간제한이 있다. 음식과 음료 가짓수는 타베호다이와 노미호다이 코스에 따라 다르다. 비쌀수록 고를 수 있는 종류가 더 많다.

뷔페와 또 다른 점은 종업원이 직접 자리까지 음식을 가져다준다는 점이다. 음식을 가져다 먹기 위해 부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날 필요없이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이 올 때까지 친구나 가족들과 여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타베호다이 종류도 고기부터 초밥, 치킨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샤부샤부나 케이크 같은 디저트까지 타베호다이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술자리나 모임 장소 자주 이용되는 이자카야(일본 선술집)는 대부분 타베호다이와 노미호다이를 운영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타베호다이로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을 공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제한 덕분에 매장 회전율도 빨라져 일거양득이다.

술이나 음료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노미호다이는 주당들에게 인기다. 맥주에서부터 소주, 칵테일, 와인까지 다양한 주류가 구비돼 있어 취향대로 골라 마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타베호다이와 노미호다이의 장점은 비교적 싼 가격에 다양한 음식과 주류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일본 고깃집에서 4인 기준으로 식사할 경우 한 사람당 최소 3000엔가량이 들지만 타베호다이를 이용한 일 인당 2500엔이면 고기와 술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타베호다이와 노미호다이의 유래는 정확하진 않지만 1957년 일본 제국호텔에서 뷔페를 의미하는 ‘바이킹’이 일반 식당으로 퍼졌다는 설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