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vs 유료방송 수익배분 전쟁, 무료 VOD 광고까지 확대

by김유성 기자
2015.06.11 01:00:46

VOD 시장 커지면서 지상파 '제 몫 찾기' 주장
VOD 정산 방식 전환, 광고 및 이용 데이터 오픈 요구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와 유료방송(IPTV·케이블TV) 업계간 콘텐츠 이용료 분쟁이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VOD 시장이 성장해 이에 따르는 광고 서비스도 진화하면서 미디어의 ‘새로운 먹거리’가 된 이유에서다.

지상파는 유료방송에 VOD 수익 배분 확대 기준을 재정립하자고 요구한다. 유료 VOD 정산 위주에서 무료 VOD와 VOD 광고를 통해 창출되는 수익도 자사 콘텐츠 이용 대가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상파는 실시간 방송을 유료방송사에 제공하는 가입자당 대가(CPS) 인상이 주 관심사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유료 VOD 판매가격 인상 등 VOD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은 지상파가 무료 VOD를 통한 광고 모델 등에까지 수익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VOD 가격 인상이라고 맞선다. 지상파 요구가 일방적이며 VOD 산업 성장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얘기다.

출처 :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 2014년 국정감사 자료
10일 업계에 따르면 MBC는 KT IPTV인 올레tv VOD에 붙는 ‘양방향 VOD 광고’에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양방향 VOD 광고가 자신(MBC)들과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는 이유다.

MBC는 KT 측에 공문을 보내 이에 대한 소명과 ‘양방향 VOD 광고’ 판매치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새로운 VOD 광고 방식에 대한 수익 배분 방식을 정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MBC는 “당초 VOD 프레롤(pre roll) 광고에 대한 합의만 있었을뿐 양방향 VOD 광고에 대한 사항은 없었다”며 “우리 콘텐츠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같은 행위는 투명한 거래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새로운 유형의 광고사업 시행 등 계약내용 변경 시, 부속합의서 체결 통해 진행해야 한다”며 “하지만 부속합의서를 체결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KT는 “양방향 광고사업을 하고 있는 게 맞지만 지상파 동의 없이 진행 중이라는 것은 잘못된 정보”라며 “확인 결과 지상파 3사와의 계약을 근거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상파 3사와 VOD 광고 사업 계약서 상에는 올레tv의 광고사업 시행 및 그에 대한 수익배분에 대한 항목이 존재한다”며 “현재 해당 계약서를 근거로 지상파에 지속적으로 광고 활동에 대한 수익배분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양방향 VOD 광고는 ‘VOD 연동형 T커머스’로도 불린다. 드라마, 영화 등 VOD 시청 시 작은 아이콘이나 배너가 VOD 화면 상단에 뜬다. 방영되는 VOD와 관련된 광고가 뜨는 지능형 VOD 광고다. KT 계열사 KTH가 운영하는 T커머스 광고 기술중 하나로 새로운 방송 광고 기법으로 주목받는다 .

양방향 VOD 광고 예
프레롤 광고는 VOD를 클릭했을 때 바로 나온다. 유료방송사 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프레롤 광고에 대해서는 지상파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모두 합의한 상태다.

지상파는 무료 VOD에 대해서도 가입자 산정방식의 대가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무료VOD 공급은 지상파가 일정 금액을 받고 일괄적으로 유료방송사에 공급했다. 유료 VOD 판매 수익에 대해서는 지상파(6.5)와 유료방송(3.5)이 나눠 갖는 형태다.

지상파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매월 내는 방송 요금에 사실상 무료 VOD 이용료가 포함된 셈”이라며 “전체 VOD 가입자를 기준으로 매월 일정 부분의 액수를 받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또 “전체적으로 무료 VOD 서비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료방송 사업자는 이를 소명하고 투명한 거래방식이나 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료방송사들은 난색이다.

IPTV 대표 단체인 한국IPTV협회 관계자는 “지상파 측과의 별도 협상이 있었지만 VOD에 대한 CPS 전환은 어렵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결국은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TV 관계자는 “가입자당 정산 방식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도는 지상파가 유료방송 VOD 사업을 사실상 쥐고 흔들겠다는 본심”이라며 “VOD마저 CPS가 부과되면 사업자들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