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붙은 강남 재건축..집값·거래량 동반 상승

by신상건 기자
2015.05.22 06:00:00

개포주공2단지 내년 초 착공 예정
서초우성 인가만 남겨놔
사업 절차에 따라 매맷값 2000만~1억원 '껑충'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주택시장 회복 등 영향"

△서울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주택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사업을 빨리 진행하지는 심리가 주민 사이에 형성된 때문이다. 재건축 사업 절차를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4차 아파트 전경.
[사진·글=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2011년 재건축을 위해 신청한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고배를 마셨는데 4년 만에 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사업 절차를 착실히 진행하는 일만 남았죠. ”(서울 잠실우성4차 주택재건축추진위 관계자)

서울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 등으로 재건축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강남권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띠는 양상이다. 매수를 저울질하던 대기 수요자들도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거래도 늘고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일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개포주공2단지는 다음 달 이주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이주가 끝나면 오는 9월 철거를 시작해 내년 초 재건축 최종 단계인 착공에 들어간다. 지난 15일 임시총회를 연 개포주공3단지는 다음 달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개포주공4단지는 지난 14일 사업시행 인가를 신청했고 오는 8월 분양 신청 공고를 낼 계획이다.

개포동 아파트 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개포주공1단지는 오는 30일 사업시행 인가를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열고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는 기존 주택의 지분 면적이나 권리 가액 범위 내에서 아파트 2채를 분양받을 수 있는 ‘1+1’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재건축 사업을 밀어붙이자는 심리가 주민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 매매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개포동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4건)보다 36%(167건) 늘었다. 아파트 매매 가격도 오름세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51㎡형 실거래가는 8억 1800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1800만원 올랐다. 개포주공4단지 전용 51㎡도 한 달 새 2900만원 오른 8억 1900만원에 거래됐다.



강동구 일대 재건축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덕주공4단지는 이주가 거의 끝났고 고덕주공2단지는 지난 3월 이주에 들어갔다. 삼익그린맨션 1차는 지난 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이주를 진행 중이다. 이주가 진행 중인 고덕주공2단지 전용 49㎡의 실거래가는 5억 6000만원으로 한 달 새 1200만원이 올랐다. 삼익그린맨션1차 전용 55㎡도 실거래가가 지난달 2억 6500만원에서 2억 9300만원으로 뛰었다.

강동구 아파트 거래량도 올해 들어 이날까지 3144건으로 지난해(1919건)보다 63.8%(1225건) 늘었다. 고덕동 S공인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꿈틀대자 저평가됐던 강동구 일대 재건축 단지로 돈이 흘러들고 있다”며 “이주 수요로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도 꽤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와 송파구의 아파트들도 재건축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우성1차는 지난 3월 재건축정비사업 계획안이 통과돼 사업시행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남겨놨다. 신반포8~11차와 17차 5개 단지를 통합 재건축하는 잠원동 신반포한신4지구는 최근 정말 안전진단을 통과한 데 이어 오는 7월 주민총회를 앞두고 있다. 서초동 ‘신동아’ 아파트는 지난달 조합 설립을 마쳤고, 잠원동 ‘신반포2차’ 아파트도 다음 달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주민 임시총회를 열 예정이다.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잠실우성 4차와 신천동 장미1~3차 아파트가 최근 정밀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잠실동 M공인 관계자는 “우성4차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달 전용 95㎡가 1200만원 오른 6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며 “매입 문의가 늘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재건축 사업은 주택시장 여건과 조합원 의견 충돌 등 여러 변수로 사업 자체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시행 인가를 통과한 단지 등 재건축 추진이 꽤 나간 나간 곳을 중심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