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인 맞춤' 틈새면적 아파트 분양 봇물..왜?
by신상건 기자
2015.03.31 06:00:00
전용 60~75㎡ 8000가구 공급..작년 대비 2~3배 늘어
가격 부담 적고 공간 활용도 좋아
청약 경쟁률 '쑥', 가격도 오름세
현대건설 등 분양 대기 중
공급물량 해매다 늘어…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서울에 있는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김모(48)씨는 얼마 전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에게서 현재 전세 보증금(4억원)에다 7000만원을 더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김씨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2년마다 몇천만 원씩 전셋값을 올려주며 살았다. 하지만 집주인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세금을 얼마 더 올려달라고 할지 모르는데다 최근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어 이 참에 집을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요즘 김씨가 매입을 고려 중인 집은 전용면적 전용면적 74㎡짜리 인근 아파트다.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는 크기가 조금 작지만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이 없는데다 전셋값으로도 살 수 있어서다.
요즘 주택시장에서 틈새 면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수요자 위주로 매매시장이 재편되면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구입 부담은 작고 체감 면적은 넓은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틈새 면적 아파트란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59㎡, 84㎡ 등의 규격화된 평면 구성에서 벗어나 전용 60~65㎡, 70~75㎡ 등 다양한 평면으로 구성된 아파트를 말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9일까지 전용 60~65㎡짜리 틈새 면적 아파트(임대주택 제외)는 총 1132가구가 공급됐다. 1년 전 316가구와 비교하면 약 3배 늘어난 수치다. 전용 70~75㎡짜리 틈새 면적 아파트의 경우 총 6792가구가 쏟아져 1년 전 2970가구보다 물량이 두 배가량 많았다.
주택업체들이 틈새 면적 아파트 공급에 나서는 이유는 비슷한 규모의 일반 평형과 비교했을 때 평면이나 구조가 비슷해 체감상 크기를 구분하지 못하고 분양가도 저렴해 수요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틈새 면적 아파트는 살던 집과 비교해 면적을 크게 줄이지 않아도 돼 다운사이징에 용이하고 집을 넓히려는 수요자들도 큰 부담없이 갈아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기는 청약 경쟁률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월 분양한 ‘천안 백석3차 아이파크’ 아파트의 경우 전용 74·84·99㎡ 전 타입이 1순위에 마감된 가운데 전용 74㎡가 23.85대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대우건설(047040)이 지난 1월 선보인 ‘창원 감계 푸르지오’ 아파트도 203가구를 모집한 전용 72㎡형에 1241명의 청약자가 몰렸다.청약 경쟁률이 4.65대 1로, 전용 84㎡(3.31대 1)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 △지난 1월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천안 백석3차 아이파크’ 아파트 중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틈새 면적 74㎡ (왼쪽)와 일반적으로 규격화된 면적 84㎡ (오른쪽) 평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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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면적의 아파트 매매가격도 상승세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경남아너스빌’ 전용 60㎡형 아파트값은 2억 9500만원으로 한달 전보다 500만~1000만원 올랐다. 반면 이 아파트 84㎡형은 시세가 3억 7000만원으로 보합세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동익’ 아파트도 전용 60㎡형 시세가 최근 한 달 새 5억 1000만원에서 5억 2500만원으로 1500만원이 올랐다. 같은 기간 84㎡형은 6억 4000만원에서 1000만원 오른 6억 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틈새 면적 아파트 공급도 잇따른다. 현대건설(000720)은 다음달 경기 광주시 태전동 태전 5·6지구에서 전용 64·72㎡짜리 틈새 면적이 포함된 ‘힐스테이트 태전’ 아파트를 분양한다. 롯데건설도 같은 달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A27-1블록에서 ‘운정신도시 롯데캐슬3차’ 아파트를 공급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격은 저렴하고 공간 활용도는 높은 실속형 타입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건설사들도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면적의 아파트를 선보이는 만큼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면 틈새 면적 아파트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