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주 수요일 쉰다더니…' 대형마트, 고무줄 자율휴무

by이학선 기자
2013.10.09 09:00:00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공휴일 겹치자 휴무일 미뤄
전통시장 "상생협력 취지 어긋나"..직원들도 불만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매월 둘째주, 넷째주 수요일 자율적으로 문을 닫기로 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들이 한글날과 겹치는 이번 수요일에는 정상영업을 해 눈총을 받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전체 138개 점포 중 남양주·거제·울산 등 29개 시군구에 있는 36개 점포가 정상영업을 했다. 롯데마트도 104개 점포 가운데 구리·의왕·평택 등 34개 점포가 여느때와 다름없이 문을 열었다. 롯데슈퍼와 GS수퍼 등 SSM도 정상영업에 나섰다. 기존대로 둘째주 수요일 자율휴무를 실시한 곳은 이마트가 유일하다.

원래 이들 점포는 의무휴업 적용을 받지 않는 대신 대형마트 스스로 매월 둘째주와 넷째주 수요일에 자율적으로 쉬기로 했던 곳이다. 이번에는 둘째주 수요일이 공휴일인 한글날과 겹치자 휴무일을 16일로 한주 늦췄다. 넷째주 수욜인인 23일에는 기존대로 자율휴무를 실시한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자율휴무는 각사가 자발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강제성이 없다”며 “공휴일을 맞아 마트를 찾는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유연성 있게 휴무일을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통시장과 상생, 골목상권 보호 등을 이유로 대형마트 스스로 정한 자율휴무를 깬 것에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조용식 전국상인연합회 수석부회장은 “대형마트 휴일을 정례화해 소비자들이 특정 요일에는 전통시장을 찾도록 해야하는데 이를 깬 것은 상생협력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대형마트 직원은 “휴무일에 맞춰 다른 약속을 잡았는데 갑자기 정상영업을 한다고 해 난감했다”며 “회사가 작은 이익 때문에 고객과 직원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